[Lifestyle]대형마트 와인이 싸구려라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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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소믈리에 7명 ‘블라인드 테스트’ 해보니

소믈리에들이 대형마트가 판매하는 와인을 놓고 와인 병을 검은 천으로 감싼 채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소믈리에들이 대형마트가 판매하는 와인을 놓고 와인 병을 검은 천으로 감싼 채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대형마트에서 파는 와인은 ‘그저 그런 값싼 와인’으로 치부될 때가 적지 않다. 정말 그럴까. 이를 검증하기 위해 이달 4일 서울시내의 한 특급호텔에 내로라하는 소믈리에 7명이 모였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와인을 감별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총 50개의 와인 병을 검은 천으로 감싼 채 시음했다. 와인의 브랜드 등 사전 정보 없이 ‘블라인드 테스트(Blind test)’를 한 것이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최근 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정식당’의 최은식 소믈리에는 “와인이 싸다고 품질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라며 “대형마트가 와인을 대규모로 수입하며 가격을 낮춘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가격 대비 품질이 괜찮은 대형마트 와인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이번 테스트에는 최 소믈리에 이외에도 쉐라톤워커힐호텔의 유영진 소믈리에 등 국내 소믈리에 대회에서 입상한 소믈리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와인의 산도(acidity)와 탄닌(떫은맛), 알코올, 빛깔, 향 등을 복합적으로 평가해 1만 원대, 2만 원대, 3만 원대 등 가격대별로 5개의 와인, 총 15개의 ‘베스트 와인’을 선정했다.

선정 결과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와인들이 상당수 포함됐다. 아르헨티나의 트라피체 오크캐스크 말베크(1만 원대)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카베르네소비뇽이나 피노 누아와 같은 포도 품종의 인기로 말베크는 이른바 ‘변방의 와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 와인은 말베크 특유의 정제되지 않은 느낌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칠레 와인인 쿠시노 마쿨 안티구아스 레제르바 카베르네(1만 원대)도 포함되어 눈길을 끌었다. 이 제품은 ‘죽기 전에 맛볼 1001가지 와인’에서 가격이 가장 싼 제품으로 꼽힌다. 반면 광고 등을 통해 많이 알려진 와인이 베스트 와인에 들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이번 테스트를 기획한 이마트의 신근중 와인 담당 바이어는 “그동안 글로벌 브랜드나 와인 수입사들의 적극적 마케팅 덕을 본 주력 상품에 가렸던 와인들이 빛을 봤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이번에 선정된 15종의 와인을 13일부터 20일까지 할인 판매한다. 이들 와인을 1병 구매시 10%, 2병 구매시 20%, 3병 이상 구매 시 30% 할인해 준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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