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하트’의 마티예비치 “이 세상에 하나 더 있는 내 집처럼… 한국은 편하고 친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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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일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무대에 서는 헤비메탈 밴드 ‘스틸하트’와 ‘스키드 로’

1990년대 국내외 록 팬을 열광시켰던 스틸하트(위쪽 사진)와 스키드 로(아래쪽 사진). “우리는 항상 강하고 거칠어. 록 페스티벌이라면 다들 각오하고 오는 거 아냐? 그냥 우리를 믿어줘.”(스키드 로의 데이브 사보)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제공
1990년대 국내외 록 팬을 열광시켰던 스틸하트(위쪽 사진)와 스키드 로(아래쪽 사진). “우리는 항상 강하고 거칠어. 록 페스티벌이라면 다들 각오하고 오는 거 아냐? 그냥 우리를 믿어줘.”(스키드 로의 데이브 사보)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제공
“…그러고 나서 계집애 같은 코베인(밴드 너바나의 리더 커트 코베인)이 나타나 모든 걸 망쳐놨지.”(영화 ‘더 레슬러’ 중)

헤어 메탈(hair metal)의 시대는 갔다. 긴 머리를 휘날리며 샤우트 창법으로 마초적인 음악을 쏟아내던 헤어 메탈 밴드들은 미국 시애틀 출신 록 밴드 너바나의 명반 ‘네버마인드’(1991년)의 기록적 히트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갔다. 너바나, 펄 잼이 이끈 그런지(grunge), 얼터너티브 록 장르의 득세는 그들을 긴 머리로 링을 누비는 퇴물 레슬러 같은 놀림거리로 만들어버렸다.

그러나 ‘머리들’의 스완 송(swan song·백조가 죽을 때 부른다는 아름다운 노래)은 화려했다. 1990년대 초반 헤어 메탈의 마지막을 불태운 두 미국 밴드가 다음 달 2∼4일 인천에서 열리는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첫날 무대에 나란히 오른다. ‘시즈 곤’으로 유명한 스틸하트의 초고음 보컬 밀렌코 마티예비치(49)와, ‘에이틴 앤드 라이프’로 사랑받은 스키드 로의 기타리스트 데이브 ‘더 스네이크’ 사보(49)는 1964년생 동갑내기다. 이들이 방한에 앞서 국제전화와 e메일로 동아일보를 먼저 만났다. 오십 줄을 바라보는 요즘에도 강력한 헤비메탈을 놓지 않은 이들은 “여전히 전성기라는 기분으로 무대에 오른다”고 입을 모았다.

―1990년대에 첫 내한공연을 했다. 그때 생각이 나는가. 한국은 어떤 곳인가.

“첫 방한 때 엄청 들떠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땐 한국 음악에 대해 전혀 몰랐는데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한국 음악인들이 유명한 차트에 올라와 있는 걸 봤으니까.”(사보)

“여러 번 방문했다. 이 세상에 내 집이 하나 더 있는 것처럼 편안하고 친근한 곳이다. 고마워요. 나도 사랑해요!”(마티예비치)

―(스틸하트에 대해) 한국 팬들은 여전히 ‘시즈 곤’(1990년) ‘마마 돈트 유 크라이’(1992년) 같은 곡을 그리워한다. 이번에 이 곡들을 다시 들을 수 있을까.

“당연하지! ‘시즈 곤’은 나도 정말 좋아하는 노래다. 이 곡으로 수백만 명과 만나고 그들의 영혼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마마 돈트…’는 나의 어머니가 암에 걸렸을 때 쓴 곡이다. 사랑하는 사람에 관해 비슷한 경험을 한 이들에게 와 닿는 노래일 거다.(그의 모친은 백혈병으로 1996년 사망했다.)”(마티예비치)

―당신의 고음은 대단했다. 한국에도 ‘시즈 곤’으로 고음의 한계를 시험하는 보컬 지망생이 많다. 전성기에 비해 나이가 들었는데 여전히 초고음을 낼 수 있나.

“그 재능은 내게 큰 선물이다. 나이가 들어가지만 아직 서른세 살의 기분으로 무대에 오른다. 내가 부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음은 3옥타브 ‘도’ 정도다. 여전히 새처럼 노래하고 록 스타처럼 소리 지를 수 있다.”(마티예비치)

―(스키드 로에게) ‘유스 곤 와일드’ ‘에이틴 앤드 라이프’ ‘아이 리멤버 유’(이상 1989년) ‘웨이스티드 타임’(1991년) 같은 명곡은 여전히 회자된다. 이번에 이 곡들을 연주할 건가.

“그중 대부분을 부를 거다. 예전 히트곡과 요즘 곡을 섞어서 들려 드리겠다.”(사보)

―수려한 외모와 가창력으로 인기를 누린 전(前) 보컬 서배스천 바흐가 탈퇴한 뒤 1999년부터 조니 솔린저가 마이크를 잡고 있다. 솔린저는 어떤 보컬인가.

“조니는 아주 좋은 목소리를 지녔다. 우리 음악과 아주 잘 맞아떨어진다. 음악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있다.”(사보)

―(둘에게) 향후 계획과 목표, 꿈은….

“최근 낸 미니앨범 ‘유나이티드 월드 리벨리언―챕터 원’의 연작인 ‘챕터 투’와 ‘챕터 스리’를 1년 반 사이에 연속 출시할 것이다.”(사보)

“솔로로 신곡을 준비 중이다. 이번 세상에 주어진 여정을 즐기면서 꿈과 비전을 세계와 공유하는 게 내 목표다.”(마티예비치)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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