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바꾸고 머그컵 넣은 뒤 포장… 책값 두배로 인상한 출판사 꼼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5일 03시 00분


문학동네 계열사 ‘달’ 눈총

이병률 시인의 산문집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러브에디션. 책 표지가 오렌지색으로 바뀌고 커플 머그컵 2개가 포함돼 있다. 예스24 홈페이지
이병률 시인의 산문집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러브에디션. 책 표지가 오렌지색으로 바뀌고 커플 머그컵 2개가 포함돼 있다. 예스24 홈페이지
온라인 서점 홈페이지를 살펴보다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이병률 시인의 산문집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의 러브에디션 광고였다. 원래 푸른색이었던 책 표지를 오렌지색으로 바꾼 양장본, 시인의 글이 새겨진 커플 머그컵, 이들을 담을 상자와 쇼핑백까지 함께 판다는 것이었다. 쉽게 말해 화이트데이를 겨냥한 선물 패키지였다.

지난해 7월 출간된 ‘바람이…’는 성적이 좋았다. 지금까지 30만 부 넘게 팔렸다. 이 책은 감각적인 사진과 감수성을 자극하는 글들이 담겨 있어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베스트셀러에 ‘스페셜’ ‘한정판’의 이름을 붙여 판매를 촉진시키는 것은 출판사가 흔히 하는 마케팅 방법이다. 하지만 이 러브에디션의 가격에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원래 책의 정가는 1만3800원이지만 이번 에디션의 가격은 2만8000원. 양장본에 머그컵 2개, 상자와 쇼핑백이 추가되면서 가격이 두 배 넘게 뛴 것이다.

‘바람이…’를 출판한 문학동네의 계열사 ‘달’로 전화를 걸자 예기치 않은 답변도 나왔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디션으로 3만 부 한정판을 냈는데, 거의 판매가 됐다는 설명이었다. 당시는 푸른색 표지의 양장본에 책 옆면을 은색으로 칠한 상품이었다. 가격은 1만3800원으로 원래 책값과 같았다.

쉽게 정리가 됐다. 크리스마스에디션이 잘 팔리자 표지색을 바꾸고 선물을 추가해 가격을 올린 것이다. “원가 상승분이 있다”고 출판사는 설명했지만 앞서 양장본으로 선보인 에디션은 가격이 동일했다. 그럼 머그컵 2개 때문?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날 문학동네 카페에서는 ‘꼬마 니콜라’ 구입자 80명에게 머그컵 2개를 무료로 주는 행사를 벌이고 있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책값#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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