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는 “내가 ‘손미’를 맡게 된 건 지금 생각해도 놀랍고 충격적인 일이다”라고 말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매트릭스’를 제작한 라나 워쇼스키(47) 앤디 워쇼스키(45) 남매를 사로잡은 배우 배두나(34).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통해 할리우드에 진출한 배두나는 “아직도 모든 게 신기하다”라고 말했다.
배두나는 이번 영화에서 1인 3역으로 비중 있게 등장한다. 2144년 서울의 복제인간 손미451을 비롯해 1849년의 영국 여성과 1973년의 멕시칸 여성까지 연기한다. 영화에서 상당한 분량을 차지한다.
“손미가 꽤 큰 역할이에요. 대사가 많고 비중이 커 당연히 현지 배우가 역할을 맡을 줄 알았어요. 감독님이 저를 캐스팅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어요.”
배두나는 영화에서 톰 행크스, 휴 그랜트, 핼리 베리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배우들의 얼굴만 봐도 설레지 않았을까.
“‘코리아’를 마친 지 불과 이틀 뒤에 촬영이 시작됐어요. 제 코가 석자라 설렐 시간도 없더라고요. 게다가 손미는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비참한 역할이잖아요. 한없이 처참해지는 게 우선이었죠.”
할리우드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배두나는 연기력 못지않게 패션감각을 인정받고 있다. 모델 출신답게 어떤 스타일도 훌륭하게 소화해낸다.
“비결은 따로 없어요. 예쁜 옷을 즐겨 입는 편이죠. 여자들은 기분에 따라 옷을 입는 것 같아요. 그날 가장 예뻐 보이는 옷을 선택해요. 스타일링을 따로 정해놓고 입지는 않아요.”
레드카펫 행사 때의 과감한 노출 의상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스타일리스트들이 골라준 옷 중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입을 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배두나는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고 얇은 네크리스가 올해 크게 유행할 것 같다”며 “어떤 스타일이든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정신없이 바쁜 배두나는 쉬는 날을 어떻게 보낼까. 취미를 묻자 기다렸다는 듯 ‘사진’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시간이 날 때면 쉴 새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배두나를 만날 수 있다.
“주로 외로울 때 사진을 찍으러 다녀요. 배우가 마음을 쓰는 직업이라 그만큼 채워줘야 하거든요. 사진을 찍으면서 쌓였던 감정을 분출하고, 한편으로는 새롭고 좋은 감정을 마음속에 넣기도 해요.”
그녀는 출사를 하기 좋은 장소로 ‘남산 타워’를 꼽았다.
“해외도 좋은 곳이 많지만 남산 타워처럼 아름다운 곳은 없더라고요.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찍고 한국에 들어온 날 서울을 보며 정말 아름다운 도시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세계적인 스타가 되기 위한 첫발을 내디딘 배두나는 ‘월드스타’가 되는 것보다 한국에서 더 빛나는 배우로 기억되는 것을 원했다.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남의 집보다 우리 집에서 사랑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우리 두나’라는 말을 더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사진 |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