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 정상들이 영재들에게 지도 대국을 한다. 대진표는 사진처럼 신진서-이창호, 변상일-이세돌, 신민준-최철한(왼쪽부터). 타이젬 제공
올해 입단한 10대 바둑영재들을 어떻게 하면 대들보로 키워낼 수 있을까. 이런 취지 아래 이창호 9단, 이세돌 9단, 최철한 9단 등 정상급이 이들 영재에게 ‘지도 대국’을 하는 바둑대회가 경남 합천군 후원으로 마련됐다. 이른바 ‘영재-정상 바둑대결’.
22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대회 추첨 및 조인식은 승부의 냄새를 짙게 풍기는 다른 대회와는 달리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하창환 합천군수는 “유망주들의 실력과 가능성을 확인하고 국제무대에서 한국 바둑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벌어진 추첨에서 1번을 뽑아 먼저 지명권을 얻은 신민준 초단(13)은 최철한을 선택했다. 이어 변상일 2단(15)은 이세돌을, 신진서 초단(12)은 이창호를 지명했다.
추첨 뒤 상대를 지명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신민준은 “잘 두는 것 같아서, 최선을 다하면 이길 수도 있을 것 같아서…”라고 겸연쩍게 말했다. 신민준은 LG배에서 최철한에게 진 적이 있다. 이어 변상일은 “1번이었다면 최 사범님을 뽑았을 것”이라며 (2번을 뽑은 지금은) “세계 1인자와 두고 싶다”고 말했다. 신진서는 “1번을 뽑았더라도 존경하던 이창호 사범님을 선택했을 것”이라며 “꼭 한 번 배워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창호는 “이미 나보다 셀지도 모른다. 정상에 이르는 발판이 됐으면 한다”고, 이세돌은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최철한은 (2명의 영재가 자신을 고른 데 대해) “내가 쉬운 남자여서 선택한 모양”이라고 말해 장내에 웃음이 터졌다.
이 대회는 1, 2라운드로 진행되며 바둑TV에서 생중계한다. 1라운드는 내년 1월 4∼6일 영재 풀 리그로 진행돼 순위를 가린다. 이어 2라운드는 영재-정상 대결로 11∼13일 열린다. 이세돌-변상일 대국은 13일 합천군 대장경 테마파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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