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손스에게 오디션 받은게 올 최고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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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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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그라모폰서 잇따라 음반 내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

23일 서울 정동에서 만난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 독일에서 나고 자랐지만 한국 국적을
지닌 그는 “지난해부터 한국이 더이상 낯설지 않은 곳이 됐다”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3일 서울 정동에서 만난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 독일에서 나고 자랐지만 한국 국적을 지닌 그는 “지난해부터 한국이 더이상 낯설지 않은 곳이 됐다”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은 12일 스물다섯 살이 됐다. 러시아계 이탈리아 바이올리니스트 아나 추마첸코 교수를 사사하며 올 7월 독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를 졸업했다. 전문 연주자의 길에 본격적으로 들어서면서 그는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친구들이 하나둘씩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등에 단원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어요. 한명씩 자리 잡아 가는 걸 보니 불안해지더라고요. 나도 그렇게 해야 하나 싶고…. 솔리스트로 떠돌이 생활, 즐겁고 아름다운 삶이란 무엇일까 생각했지요.”

흔들리는 그를 붙잡아준 것은 무대였다. 내 음악을 자유롭게 풀어놓는 특별한 자리, 눈을 반짝이며 들어주는 청중. 그 소중한 시간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는 독일 소도시 뮌스터에서 유학생 부부의 딸로 태어나 뮌헨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내 인생은 ‘한방’이 아니라 인복(人福) 덕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초 스승 추마첸코 교수의 소개로 뮌헨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을 이끄는 마리스 얀손스에게 오디션을 받았다. 얀손스는 정해진 15분을 넘어 베토벤 협주곡 1악장을 다 듣고, 다른 곡까지 요청하더니 인생관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그가 ‘올해 최고의 사건’으로 꼽는 일이다.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프랑크 페터 치머만도 그에게 늘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치머만과는 최근 뮌헨에서 트리오로 함께 연주했다. 독일 은행 웨스트LB가 그에게 무상으로 대여한 스트라디바리우스(1684년)도 치머만이 20대 때 사용하던 것이다. 그의 재능을 눈여겨본 치머만의 추천 덕분이었다. 그의 바이올린 케이스 안에는 가족사진과 치머만의 친필 사인(‘수연에게, 사랑을 담아서’)이 들어있다.

클라라 주미 강과 신현수 같은 또래 연주자들 중에서도 그는 특히 음반 활동에서 뚜렷한 발자국으로 앞서 나가고 있다. 2009년 도이치그라모폰(DG)에서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로 첫 음반을 낸 이래 2011년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를 선보였고, 내년 초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과 두 개의 로망스를 디스코그래피에 추가할 예정이다.

김수연은 기타리스트 박종호와 함께 12월 1일 오후 7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사랑의 이중주’ 연주회를 펼친다. 3만∼5만 원. 070-8879-8485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김수연#바이올리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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