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감독 제의가 들어왔을 때 처음 든 생각은? 팀을 맡은 결정적 이유는? 2 야구에서 한두 번 실패를 겪은 팀 내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3 프로야구 1군 감독과 지금과 같은 신생구단 감독의 가장 큰 차이는? 4 지금 감독님의 가장 큰 고민은? 5 곧 시작될 퓨처스리그에서의 목표는? 6 상대 감독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7 상대팀에 덕담 한마디 한다면? 8 자신의 야구 철학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9 야구 인생의 최고의 순간은? 》 ■ 김경문 NC다이노스 감독 어려움 이겨내는 사람은 절대 남탓 안해
1 맡고 있던 팀(두산 베어스)에서 내 발로 나왔는데 새로운 팀으로 간다는 게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한 TV 프로그램에서 의족을 한 젊은이들이 즐겁게 소프트볼을 하는 걸 봤다. 소말리아, 이라크에 파병됐다가 발, 다리를 잃은 미군들이었다. 코끝이 찡했다. 스태프와 힘을 모아 길이 없는 데서 길을 만드는 것도 보람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도전하고 싶었다.
2 좌절을 이겨낸 사람들은 어려울 때 남을 탓하지 않는다. 일이 잘되지 않더라도 자기 책임을 인정하라. 도망가지 말고 극복해야 한다. 포기하면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
3 신생팀은 의욕이 굉장하다. 하지만 전통은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는다. 실수를 겪으며 배워야 한다. 내년에는 1군 무대에서 ‘형님’ 팀들과 싸운다. 코너에 몰리는 순간 게임 끝이다. 몰리기 전에 가운데서 싸워야 한다.
4 우리 선수들은 자신감이 좀 부족하다. 올해 100경기를 치르지만 선수 스스로 경기를 헤쳐 나갈 능력이 생겨야 한다. 하지만 감독으로서 약한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5 지난해 퓨처스리그 우승팀 경찰청에 뒤지지 않는 성적을 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1군에 갈 팀이다. 지금 선수들 중에 1군에서도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가 나오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NC다이노스의 진정한 개막일까지는 D-365다.
6 김성근 감독님은 이기려는 데 철저하다. 그게 프로 아닌가.
7 우리와 함께 고양 원더스가 퓨처스리그의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도록 역할을 한다면 좋을 것이다.
8 팬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야구를 하자는 것. 야구에 빠져서 최선을 다한다면 관객이 한둘씩 늘어날 테고 그러다 보면 경기 내용이 좋아질 것이다. 1년에 다만 몇 경기라도 그런 경기를 하겠다.
9 2003년 프로야구팀(두산 베어스) 감독이 됐을 때다. “계속 운동하면 하반신 마비가 온다”는 진단을 받고도 프로선수 생활을 10년 했다. 코치로 10년을 해서도 계속 그 자리라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9년째 감독 제의가 왔다. 야구를 그만둘 수도 있었는데 더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 김경문 감독 ::
1958년 출생 1982~1991 OB 베어스, 태평양 돌핀스 선수 1991 은퇴 1994~2003 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 코치 2008 베이징 올림픽 국가대표팀 감독·금메달 2003~2011 두산 베어스 감독
창원=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제대로 키워 프로구단에 몇 명 보내야지
1 당시 일본에서도 감독 제의가 있어 고민하던 때였다. 그런데 제의가 들어오니까 ‘야구계에 새로운 장을 열어야겠다’ 싶었다. 야구계 발전을 위해선 아마추어 야구를 육성해야 한다. 원더스 창단은 새로운 시작이다.
2 이제까지 야구를 잘하지 못한 것은 생각이나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의식을 바꾸면 야구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또 야구에 대한 태도를 바꾸면 자신의 능력을 얼마든지 높일 수 있다. 3 프로는 우승이 목표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희망을 잃은 사람에게 다시 희망을 주는 것이다. 선수 한 명이라도 더 기존 프로구단에 보내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원더스가 잘하면 구단들도 우리 선수들을 다르게 볼 것이다.
4 이 선수들을 어떻게 키울까라는 생각뿐이다. 사실 훈련은 선수 스스로가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다. 그런데 아직은 프로선수에 비해 많이 부족하니까 나도 가르치는 방법을 바꿔야 한다. 그런데 여기 아이들은 감독한테 직접 이것저것 물어보러 온다. 그만큼 아이들이 절박하다는 뜻이다. 5 어느 정도의 결과는 반드시 남겨야 한다. 원더스가 잘하면 야구계도 독립야구단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할 것이다. 그래야 제9구단을 넘어서 제10구단도 생길 것이고, 독립야구단도 더 생길 수 있다. 우리 성적이 야구가 크게 확산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6 김경문 감독과는 라이벌 개념은 아니다. 김 감독도 고생할 것이다. 처음으로 그런 팀을 맡아봤으니까. 처음 만든 팀은 앞에서 이끌어주는 선수가 없으니 감독이나 코치가 더 어렵다.
7 NC는 일단 프로이기 때문에 출발점이 우리와는 다르다. 김 감독한테 선수 남으면 좀 달라고 해라.(웃음)
8 모든 순간에 자신의 전력을 다한다. 인생은 순간이 축적된 것이다. 순간에 얼마만큼 전력투구를 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9 최고의 순간은 한 선수가 어느 단계를 딱 올라가기 시작할 때다. 그런 순간은 갑자기 찾아오고, 그게 내 눈에 띌 때가 있다. 그러면 내일을 기다리게 된다. 내일 저 선수는 또 얼마나 더 좋아질까. 물론 우승하면 좋다. 그런데 동시에 허탈하다. ‘아 끝났구나.’ 그냥 그런 심정이다. :: 김성근 감독 ::
1942년 출생 1984~1992년 OB 베어스, 태평양 돌핀스, 삼성 라이온즈 감독 1996~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 감독 2001`2002년 LG트윈스 감독 2005~2006년 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 코치 2006~2001년 SK 와이번스 감독(한국시리즈 우승 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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