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승 9단은 이제 집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낀다. 승부를 걸어야 할 시점이다. 반상 위 흑 대마는 모두 탄탄하다. 유일하게 시비를 걸어볼 만한 곳은 우변. 한참을 들여다보던 조 9단은 결심이 선 듯 134에 치중한다. 사활의 급소로 흑 대마 전체를 잡겠다는 마지막 승부수. 이 수는 135를 불러 끝내기로만 보면 큰 손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흑을 잡지 못하면 집 차이가 더 벌어져 이길 수가 없는 상황.
좁은 곳이지만 흑과 백 대마가 얽혀 복잡한 수읽기를 필요로 한다. 142를 선수하고 144로 밀어간 수가 조 9단이 준비해 둔 맥점. 흑으로선 한 눈을 더 내기가 쉽지 않다.
이때 145로 먼저 들여다본 수가 승착. 수순의 묘를 잘 보여준다. 예컨대 참고 1도처럼 흑 1로 먼저 끊으면 어떻게 될까. 흑 5로 들여다볼 때, 백 6으로 받아 흑이 잡히는 모습.
145로 들여다본 데 대해 백으로서는 146이 아니라 참고 2도처럼 백 1로 받고 싶다. 하지만 흑 2부터 16까지 되고 보면 백이 수상전에서 진다.
최철한 9단은 147까지 선수하고 149로 끊는다. 수순을 달리했기 때문에 상황이 달라졌다. 조 9단은 152로 136의 곳을 먹여치면서 여전히 흑 대마를 추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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