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김준현, 너무 뚱뚱하다고? 구뤠~ 다시 아나운서 도전하면 안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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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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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콘 최다 코너출연 김준현

“잘 보시면 양 볼에 보조개도 있어요.” KBS2 개그콘서트에서 맹활약 중인 개그맨 김준현
이 “뚱뚱해도 귀엽다는 얘길 듣는다”며 깜찍 포즈를 취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잘 보시면 양 볼에 보조개도 있어요.” KBS2 개그콘서트에서 맹활약 중인 개그맨 김준현 이 “뚱뚱해도 귀엽다는 얘길 듣는다”며 깜찍 포즈를 취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구뤠∼? 안 되겠지? 사람 불러야겠다.”

KBS2 개그콘서트 ‘비상대책위원회’의 투 스타(소장) 김준현(32). 이 코너에서 그의 덕목은 낙천성과 유연함이다. 별별 핑계로 “안 돼∼”를 외치는 김원효 본부장과 달리 “지금 뭐하는 겁니까” 하며 정색하고 훈수를 두다가도 아랫사람의 지적에 “그지? 안 되겠지?”라며 바로 꼬리를 내린다.

“제 집 주변 경기도 아저씨들 말투를 따라한 건데 일반 회사 부장님, 과장님 중에서도 비슷한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누가 ‘아니다’라고 반박하면 ‘아니긴 뭐가 아니야’ 하며 윽박지르기보다는 ‘아니면 말고’ 하면서 넘어가는 분들 있잖아요.”

최근 서울 여의도 카페에서 만난 김준현은 휘핑크림 가득 얹은 코코아를 시키면서 후덕한 볼 살을 밀어 올려 눈웃음을 지었다. “귀엽다는 말도 좀 듣죠. 사실 100kg 넘기 전에는 양 볼에 보조개도 있었는데 살찌니까 없어지더라고요. 할튼(하여튼)….”

김준현은 대학(한국외국어대 철학과 99학번) 시절 학교 행사를 진행하면서 남을 웃기는 데 쾌감을 느껴 개그맨이 됐다. 소싯적, 지금보다 50kg 가까이 ‘홀쭉’하던 70kg대 시절엔 아나운서 준비생이었다. KBS 아나운서로 입사해 PD로 정년퇴직한 아버지 김상근 씨의 영향이 컸다. “아버지는 모니터링이 남다르세요. ‘오늘은 딕션(발음)이 별로다, 메이크업 톤도 좀 수정해야겠다’ 이런 문자메시지를 보내시죠.”

그는 KBS 공채 개그맨 22기(2007년 선발)다. 김원효, 박성광, 박영진, 박지선, 최효종, 허경환이 모두 그의 동기들이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했다. “신인시절에 초조해했다면 금세 지쳤을 거예요. 단역이라도 무엇이든 재미있게 하려고 했는데 그 덕분에 개콘을 한 번도 쉰 적이 없어요.”

그는 ‘비대위’의 소장 말고도 ‘생활의 발견’에서는 남녀의 대화 중간 절묘한 타이밍에 끼어드는 아무개 역, ‘네 가지’에서는 “마음만은 홀쭉한” 뚱뚱한 남자 역 등 3개 코너에 얼굴을 내미는 현재 개콘의 최다 코너 출연자다. 어떤 배역도 자기화하는 능력이 탁월해 대사 몇 마디 없이, 땀 흘리며 먹는 장면만으로도 ‘미친 존재감’을 드러낸다. “원래 땀이 많이 나기도 하는데 세 코너를 돌아가면서 하니까 더 많이 나더라고요.”

넉넉한 체구에 커다란 목청 때문에 마냥 호탕할 것 같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마음은 홀쭉한, 소심하고 예민한 사람”이란다. 쉬는 날엔 낚시를 가거나 집에서 혼자 동물 다큐멘터리 보는 것을 좋아한다. 반달 모양으로 예쁘게 손톱 깎는 것도 즐긴다. 드럼과 기타 등 악기 연주가 수준급이어서 ‘개콘의 엄친아’로 불린다.

최근에는 KBS2 ‘스펀지’의 고정 게스트도 맡게 된 그는 “내게 꼭 맞는 콩트를 맡아보고 싶고 정극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예전엔 마이크 울렁증이 있었어요. 관객 앞은 괜찮은데 카메라와 일대일로 있으면 입이 안 떨어졌어요. 지금은 마음이 좀 편해졌다고 할까요. 아, 이러다 다시 고정 취소되면 어쩌죠. 그럼 뭐, 할튼…. 하하.”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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