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국내 팬 조직화에 놀라고 “한국 팬 과격” 목소리엔 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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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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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보 인턴기자들 케이팝 취재해보니…

케이팝 가수들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은 해외 팬들을 만나 면접과 설문조사를 진행한 동아일보 인턴기자들. 왼쪽부터 오정현 강미은 한형직 인턴기자. 최혁중 기자sajinman@donga.com
케이팝 가수들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은 해외 팬들을 만나 면접과 설문조사를 진행한 동아일보 인턴기자들. 왼쪽부터 오정현 강미은 한형직 인턴기자. 최혁중 기자sajinman@donga.com
“취재 전까진 케이팝 한류가 정말 있는 건지, 미디어에서 과장하는 건 아닌지 의심도 들었는데 한류 팬들을 직접 만나보니 매우 체계적으로 잘 조직화돼 있어서 놀랐어요. 한국 팬들과 친하게 연락하고 지내며 가수들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해외 팬들도 많았고요.”(한형직·24·서울대 사회학과 3학년)

케이팝 가수들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은 해외 팬들을 만나 면접과 설문조사를 진행한 동아일보 인턴기자들은 해외 팬들과 한국 팬들의 교류가 인상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팬들 중 상당수는 아이돌그룹 멤버들의 부모가 운영하는 카페나 식당을 성지 순례하듯 방문했다. 주로 한국 팬의 소개로 함께 찾아가는 식이었다. 7일 오후 인턴기자가 팬들을 따라 서울 여의도 KBS 근처에서 슈퍼주니어 멤버 예성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카페에 가보니 33m²(약 10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해외 팬 6명이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비스트 콘서트가 열린 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앞에서 해외 팬 6명이 비스트의 춤을 따라하는 커버댄스를 추자 한국 팬들이 쇼핑백에 간식, 음료, 그리고 추위를 막을 핫팩 등을 가득 넣어 주고 가기도 했다. 한국 팬들은 이들에게 다가가 자연스럽게 이름과 연락처를 교환했다.

한편 케이팝 한류가 지속되려면 가수들의 과도한 스케줄, 일부 과격한 팬 문화 등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온 문제점을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프랑스 팬이 ‘프랑스에선 주 35시간 안팎만 일하는데 나이도 어린 한국 아이돌그룹의 스케줄은 왜 이리 살인적이냐’고 묻거나 일본 팬이 ‘한국 팬들은 인터넷에서나 개인적으로 만날 땐 친절한데 공연장에서는 무질서하고 과격하다’고 말할 때 민망했어요.”(오정현·21·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3학년)

“해외 팬들로부터 ‘케이팝은 세련되고 체계적으로 연습한 흔적이 보여 멋있긴 한데 노래와 춤 스타일이 대부분 비슷하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케이팝이 당장은 해외 팬들에게 신선해 보일지 몰라도 미래를 위해 다양성을 추구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강미은·26·연세대 사회학과 4학년)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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