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지식 한손에 담겠다” 문고본 ‘살림지식총서’ 400호 돌파

  • Array
  • 입력 2012년 2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인문 과학 실용 9년 동안 펴내
가로 12cm×세로 19cm

2003년 6월 첫 권을 발행한 살림지식총서가 최근 400호를 돌파했다. 국내에서 문고본이 400호를 넘긴 것은 이례적이다.

살림출판사는 지식총서 400호 특집으로 한국 사회가 맞닥뜨린 다양한 위험을 다룬 ‘대한민국 리스크 시리즈’(396∼402호·사진) 7권을 동시에 출간했다. 올해 치러지는 총선과 대선 과정에서 중요하게 논의될 이슈들로 금융, 지방재정, 보안, 재난, 복지, 외교, 종북주의의 위험성 등 7가지를 꼽고 이를 ‘치명적인 금융위기, 왜 유독 대한민국인가’ ‘지방자치단체, 돈이 새고 있다’ ‘스마트 위험사회가 온다’ ‘한반도 대재난, 대책은 있는가’ ‘불안사회 대한민국, 복지가 해답인가’ ‘21세기 대한민국 대외전략: 낭만적 평화란 없다’ ‘보이지 않는 위협, 종북주의’ 등 7권에 담아냈다.

살림지식총서는 바쁜 일상에 쫓겨 두껍고 까다로운 인문서를 읽을 여유가 없는 독자를 위해 기획됐다. 쉬운 글쓰기로 가로 12cm, 세로 19cm, 96쪽 분량의 한손에 쥐기 쉬운 크기에 3300원짜리 책을 내기 시작한 지 만 9년이 돼 간다. 그동안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담겠다는 취지로 역사 종교 신화 문명 등 보편적 지식은 물론이고 철학자와 문학가, 과학 대중문화 경영 취미 실용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뤄왔다.

살림은 특히 시사 현안에 대한 독자의 갈증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매주 기획회의를 연다. 살림지식총서를 시작한 2003년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반미 감정이 고조된 시기였다. 그래서 미국의 정체성 문화 군사전략 등을 담은 ‘미국 시리즈’ 10권으로 총서를 시작했다. 이후 중국의 동북공정이 불거지자 이에 관한 현안과 중국 사상의 뿌리, 문화 등을 알아보는 ‘중국 시리즈’ 10권을 2004년 2월 출간했다. 게임 리니지가 인기를 끌었던 2005년엔 디지털 게임의 미학과 스토리텔링 등을 다룬 6권의 ‘게임 시리즈’가 나왔다. 지난해 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함에 따라 올 4월에는 북한의 군부, 경제, 외교, 대중문화, 인권 등을 다룬 ‘북한 시리즈’(가제) 7권이 나올 예정이다.

그동안 살림은 ‘문고본은 누구나 손쉽게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 따라 총서의 책값을 한 번도 올리지 않았다.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종이를 재단할 때 잘려나가는 자투리 하나 없도록 알뜰히 만들어 왔다. 하지만 물가 인상을 더 이상 버티지 못해 책값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강심호 살림 편집국장은 “국내에서는 문고본을 읽는 문화가 척박해 보통 200호까지 나오면 소재가 고갈되고 독자의 관심도 줄어 버티기 어려워진다”며 “살림지식총서도 몇 차례 위기를 겪었지만 다시 박차를 가해 앞으로 1000호 이상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