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한국을 찾는 플루티스트 제임스 골웨이. 27일 일본 도쿄에서 만난 그는 “한국 민요도 연주하고 싶다”고 말했다. 빈체로 제공
“10년 전 제 공연을 즐겼던 청중에게 똑같은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저의 순금 플루트가 변하지 않듯이, 변하지 않는 저만의 음색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플루트의 제왕’ 제임스 골웨이(72)가 10월 2일 10년 만에 내한공연을 갖는다. 일본 도쿄 산토리홀에서 공연 중인 그를 27일 만났다. 전날 공연에서 그는 친근한 선곡과 특유의 도톰하고 풍부한 음색, 화려한 연주 기교로 오랜 친구를 만나는 듯한 즐거움을 청중에게 선사했다.
아일랜드 출신인 그는 클래식과 유럽민요, 팝을 아우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로 수십 종의 음반을 발매하며 플루트의 대중화에 힘써 왔다. 영화 ‘타이타닉’과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의 주제가를 연주했고 한국팬을 위해 가요 ‘아침이슬’, 가곡 ‘못잊어’, ‘보리밭’ 등이 수록된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지휘자 정명훈, 하피스트 나현선 등과도 함께 녹음했다.
“정경화와의 협연은 오래전 경험(1979년)이지만 아직도 잊지 못할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 민요도 연주하고 싶어요.”
그는 아일랜드 민요를 자주 연주한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도 4곡을 연주할 계획이다. ‘음악은 민족의 선물’이라는 신념을 가질 정도로 민요를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다.
플루트로 이미 많은 것을 이룬 그가 지금 음악 인생에서 준비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는 “10년 전보다 더 늙었지만 여전히 달릴 수 있다”고 농담을 던지며 계획을 밝혔다.
“내년 여름 고향인 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제 이름을 건 플루트 콩쿠르를 열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요즘 젊은 연주자들을 가르치는 데 관심이 늘어 마스터 클래스 형태로 지도하는 것 외에 상설 지도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어요. 내년 7∼9월 사이에 개최될 영국 최대 클래식 음악 축제인 ‘BBC 프롬스’에서 선보일 새로운 작품 세 곡의 초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골웨이는 10월 2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황금 플루트로 풍성한 소리의 향연을 펼친다. 피아니스트 마이클 맥해일의 반주와 부인 지니 골웨이의 협연으로 포레의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판타지’, 드뷔시의 ‘배를 타고’와 ‘달빛’, 도플러의 ‘두 대의 플루트를 위한 안단테와 론도’, 보르네·골웨이 편곡 ‘카르멘’ 판타지 등을 연주한다. 3만∼12만 원. 02-599-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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