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5년만에 다시 뭉친 코요태 “장수 그룹 비결요? 끝장 보는 싸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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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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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요태’로 다시 뭉친 김종민, 신지, 빽가(왼쪽부터)는 “우리가 즐거운 대중가요의 고유명사가 되는 유쾌한 그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PK미디어 제공
‘코요태’로 다시 뭉친 김종민, 신지, 빽가(왼쪽부터)는 “우리가 즐거운 대중가요의 고유명사가 되는 유쾌한 그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PK미디어 제공
늘 동생들에게 당하는 큰 오빠, 속 살살 긁는 여동생, 뒤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는 둘째 오빠…. 이들을 보고 있으면 우정보다는 가족애가 느껴진다. 서로 아옹다옹 싸우지만 그 말 속에 미운 정, 고운 정이 흠뻑 담긴 걸 느낄 수 있다.

바로 혼성그룹 코요태(김종민, 신지, 빽가)다. 2006년 9집 ‘아이 러브 록&록’을 발표한 후 우리 곁을 떠나 있던 코요태가 돌아왔다.

“코요태가 해체된 줄 아는 분도 있어요. 어떤 분은 ‘아직도 해?’ ‘또 해?’라고 하셨고요. 그래서 더 꿋꿋하게 돌아왔죠.”(신지)

그동안 김종민은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했고, 빽가는 뇌종양으로 투병 생활을 했다. 신지는 갑자기 찾아온 무대 울렁증으로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5년 만에 다시 뭉친 코요태는 ‘꿋꿋한 코요태(Good Good han Koyote)’라는 앨범 이름처럼 정말 꿋꿋하게 일어섰다.

“5년이란 시간 동안 활동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잖아요. 저도 공익근무요원으로 있었고 빽가는 많이 아팠으니까요. 그래서 지금까지 어떤 컴백보다 뜻 깊어요.”(김종민)

이번 코요태 앨범은 기존의 앨범과는 다르게 복고음악에서 벗어나 일렉트로닉 음악 등 최신 유행 사운드를 따랐다.

특히 타이틀곡인 ‘굿굿 타임(Good Good Time)’을 듣고 있으면 쫀득한 찹쌀떡이 생각난다. 가사에는 빽가의 하소연 아닌 하소연도 담겨 있다.

“타이틀곡 가사 중에 ‘나도 가수인데 사진만 찍으래. 나도 연예인인데 자꾸 비 친구래’라는 가사가 있어요. 노래를 통해서 유쾌하게 하소연하고 싶었어요. 저만 보면 자꾸 비 안부를 물어봐요. 종민이 형한테 ‘1박 2일’ 멤버 이승기 씨 안부를 묻는 거랑 같은 거죠.”(빽가)

타이틀곡 이외에도 ‘우리 사귀자’라는 곡에는 1998년 1집 앨범 ‘코요태(高麗太)’로 데뷔한 이래 13년 동안 멤버들이 듣지 못한 신지의 ‘아앙’ 애교도 들을 수 있다. 이 노래를 녹음할 때 남자 멤버들은 경악 아닌 경악을 했다고 한다. 김종민과 빽가는 “그런 목소리는 처음 들어봤다”며 웃었다.

“저 원래 애교 많아요. 좋아하는 남자한테는 애교도 잘 부려요. 근데 멤버들한테는 못해요. 아마 했다간 맞을걸요. 그리고 하기도 싫어요.”(신지)

코요태는 현재 대중음악계에서 흔치않은 장수 혼성그룹이다. 그러다 보니 장수의 비결이나 언제쯤 해체할 계획인지를 많이 묻는다.

“장수 비결요? 바로 ‘끝장을 보는 싸움’요. 싸울 때는 맹렬히 싸워요. ‘야, 다 끝내!’라고 하면서 다시는 안 볼 사람처럼 싸워요. 그리고 다음 날 전화해서 ‘술 깼냐? 밥이나 먹자’라고 말하죠. 뒤끝 없이 풀고 화해하는 게 장수의 비결입니다.”(김종민)

신지는 김종민과 빽가 덕분에 팀이 오래간다고 말했다. 그는 “오빠들이 착해서 제 나쁜 성격을 다 받아줘요. 제가 종민 오빠에게 핀잔도 많이 하지만, 사실 큰일이 생기면 오빠에게 많이 의지해요”라고 말했다.

빽가는 코요태가 해체하는 날은 2078년쯤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때 되면 우리가 백 살이 넘었겠죠? 같이할 수 있을 때까지 쭉 갈 겁니다”라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코요태는 아직 계획은 없지만 콘서트와 해외에서 활동을 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하지만 이번 앨범 활동을 준비하면서 가진 계획은 초심을 잃지 말자는 것이다.

“코요태가 13년이 돼가지만, 초심을 잃지 않는 언제나 겸손한 그룹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잡초처럼 꿋꿋하고 뻔뻔한 코요태가 되겠습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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