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무성영화에 피아노옷을 입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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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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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1, 18일 금호아트홀 ‘박창수의 프리 뮤직 온 스크린’

즉흥음악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박창수 씨. 금호아트홀 제공
즉흥음악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박창수 씨. 금호아트홀 제공
깜깜한 극장, 스크린에는 무성영화가 흐른다. 침묵을 깨는 피아노 선율. 연주자는 악보 없이, 화면에서 얻은 느낌 그대로 즉석에서 음악을 만들어 간다. 금호아트홀이 이달 선보이는 ‘박창수의 프리 뮤직 온 스크린’ 공연이다. 피아니스트 박창수 씨(47)가 무성영화에 즉흥음악이라는 옷을 입힌다.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라 있는 그의 이전 공연 영상을 보면 이번 공연의 면모를 짐작할 수 있다. 에릭 본 스트로하임 감독의 무성영화 ‘탐욕’. 주인공 부부가 말다툼을 하며 갈등을 빚는 장면에서 피아노는 몇 개의 음만을 느리게 반복하면서 긴장감을 표현한다. 영화 ‘벤허’의 마차 경주에서는 급박히 달려가는 듯 역동적인 타건이 이어진다.

박 씨는 “관객들이 프리 뮤직을 어려워하는데 영상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음악과 영화가 하나가 된다”고 말했다. 프리 뮤직은 1960년대 성행한 프리 재즈에서 영향을 받아 장르를 가리지 않고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현대음악의 연주 형태를 뜻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독일 흑백 무성영화를 준비했다. 4일에는 베를린에서 휴일을 즐기는 이들의 풍경을 담은 ‘일요일의 사람들’(1930년)을 배경으로 박 씨의 솔로 연주가 펼쳐진다. 11일에는 강은일(해금), 지노 슈이치 씨(전자음악)가 합류해 코미디 영화 ‘들고양이’(1929년)에 대한 즉흥합주를 펼친다. 18일엔 9세기 바그다드를 배경으로 한 멜로 영화 ‘아라비아의 하룻밤’(1920년)에 알프레드 하르트(색소폰), 파브리지오 스페라 씨(드럼)와 박 씨의 연주가 어우러진다.

4, 11, 18일 오후 8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 8000∼1만5000원. 02-6303-7700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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