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목사 “저는 아간이 아닙니다” 교회 서명운동에 발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31일 15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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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7명 시무장로 중 700여 명 서명"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가 최근 성도들이 가족들의 퇴진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에 돌입한 것과 관련, 31일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조 목사는 이날 주일 설교에서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을 통해 "가난하고 헐벗고 굶주린 사람을 도우려고 하는데 자꾸 조용기와 그 가족들이 돈을 빼먹는다고 하니깐 기가 막힌다"면서 "그것을 문서로 해서 돌리고 인터넷에 올리고 거짓말을 자꾸 하면 참말이 된다"고 성토했다.

조 목사는 '여호수아가 받은 교훈'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교회 일부분의 사람들이 서명을 해서 나를 골탕을 먹이려고 한다는 말을 듣고 절대로 내가 '아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증명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아간은 구약 '여호수아'에 나오는 인물로,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외투와 금덩이를 훔친 죄로 자신은 물론 가족과 가축까지 심판을 받았다.

조 목사는 "우리 집사람(부인)이나 우리 애들이 성자는 아니고 훌륭한 사람은 아닐지라도 도둑놈은 아니다"면서 "도둑놈이 되도록 내버려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저는 이 교회를 세울 때 천막치고 가마니 깔고 피와 눈물과 땀으로 교회를 시작해서 50년을 이 교회에 헌신했다"면서 "내가 이제 와서 교회 돈 빼먹으려고 한다면 미친놈이 아닌 다음에는 그런 일 안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랑과행복나눔 재단 기금과 관련해서는 "교회에서 500억원을 (재단) 기초 돈으로 줬다"면서 "그 돈은 내 돈 아니며 교회 돈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에서 일단 내놓으면 재단 돈이며 재단은 정부의 것"이라면서 "정부가 늘 와서 감시를 하며 누구도 그 돈에 손댔다가는 철창신세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훈 당회장 목사에 대한 지지도 거듭 표명했다.

조 목사는 "이영훈 목사를 밀어주고 도와줘야 한다"면서 "저와 이영훈 사이에 쐐기를 박으려 아무리 애를 써도 쐐기가 안들어간다"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은 조 목사의 '제2기 사역'인 소외 계층 돕기를 위해 교회가 기금을 출연해 설립한 법인인데 조 목사의 부인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과 장남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 측이 조 목사를 허울뿐인 총재로 밀어내고 재단을 사유화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장로들을 중심으로 조 목사 가족과 이들을 따르는 인사들에게 사랑과행복나눔 재단 내 주요 직책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홍보국은 "31일 오후까지 807명의 시무장로 중 700여 명이 서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홍보국은 조 목사의 이날 설교에 대해 "조 목사의 말씀은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은 보건복지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어느 누구도 임의대로 재산을 처분할 수 없다는 뜻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재단법인의 운영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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