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과학화전투훈련장(KCTC·Korea Combat Training Center)은 강원 인제군과 홍천군의 접경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2005년 완공됐으며, 같은 해 본격적인 전투 훈련을 시작했다. 훈련장 규모는 총 109km²(약 3297만 평)이며, 이는 여의도보다 13배나 큰 것이다. 전 세계에서 대대급 이상의 과학화 훈련장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이스라엘, 독일 등 4개국뿐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여단급 과학화 훈련장을 보유하고 있다.
KCTC 훈련에 참가하는 병사들은 무기와 자신의 몸에 마일즈(MILES·Multiple Integrated Laser Engagement System·다중통합레이저 훈련체계)라는 장비를 부착해 훈련한다. 소총으로 공포탄을 발사하면 총신에 부착된 마일즈에서 레이저가 발사된다.
이 레이저가 병사의 몸에 부착된 마일즈 유닛(unit)에 맞으면 ‘삐삐∼’ 하는 경보음이 울리며 팔에 부착된 작은 화면에 ‘사망’ ‘중상’ ‘경상’ 가운데 하나가 표시된다. 중상을 입거나 전사한 병사의 총에서는 이후로 레이저가 발사되지 않는다. 중상자가 2시간 이내에 구호소로 이송되지 않으면 전사자로 처리된다. 마일즈 유닛을 장착해 병사 개개인이 착용하는 훈련자 유닛의 무게는 총 4.6kg으로,이 한 유닛의 가격은 810만 원이다.
전투는 밤낮 구분 없이 훈련부대와 대항군이 각자 수립한 작전에 따라 자유롭게 진행된다. 병사 개개인과 기동장비에 부착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은 다중접속무선데이터망(DCN)을 통해 훈련통제본부의 대형 상황도로 전투 상황을 실시간 전송한다. KCTC가 사용 중인 장비의 위치정보 오차범위는 3m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훈련통제본부에서는 마일즈 유닛에 달려 있는 작은 수은 통을 통해 병사의 자세까지 파악할 수 있다. 병사가 엎드려 있으면 수은이 기울어지게 되고, 이 데이터가 훈련통제본부에 전송된다. 이런 정보는 전투 상황을 3차원(3D)으로도 구현할 수 있게 해 준다. 훈련통제본부에는 1∼3분 단위로 개별 병사의 상태가 업데이트되며, 최대 2000개 객체의 데이터가 동시에 모니터링된다.
과학화전투훈련은 실제 전투를 지향하기 때문에 화학전도 포함된다. 대항군이 훈련통제본부에 화학탄 사격을 요청하면 가상의 오염 지역이 설정된다. 병사들은 자신이 오염 지역 안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즉시 풍향과 풍속 등을 계산해 설정된 시간 안에 방독면을 착용해야 한다. 이후 제독(除毒) 절차도 거쳐야 한다. 이런 절차를 주어진 시간 안에 이행하지 못하면 실제와 똑같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처리된다.
현재 KCTC는 마일즈 전투 장비 총 27종 5900여 점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상비사단 기준 98개 보병대대와 특전사, 해병대, 파병부대, 사관생도 등이 KCTC 훈련에 참여했다. 관찰부대와 과학화전투경연대회에 참여한 민간인 등을 모두 포함하면 훈련 참여 인원은 12만여 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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