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핫 아이콘 이서현, 최신 아이템 자유자재 소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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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면에서 이어집니다

이 재킷은 어머니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즐겨 입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이서현 부사장은 올해 2월 열린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블랙 수트에 흰색 셔츠를 입었다. 여기에 빨간 입술에 흰 이빨 모양이 있는 팝 아트적인 반지를 끼었다. 크기가 다른 2개의 원형 장식이 있는 귀고리를 달고 물방울무늬의 노트를 들어 감각적인 패션을 연출했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부사장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패션 스타일에 다소 차이가 난다.

이부진 사장은 화려한 장식보다는 절제된 패션을 통해 커리어 우먼의 이미지를 강조한다. 지난해 6월 열린 호암상 시상식에서도 검은색 바지에 재질이 다른 흰색의 톱과 재킷을 입었다. 반짝이는 장식이 달린 검은색 원피스를 입거나 역시 허리에 검은색 장식이 달린 검은색 원피스에 목걸이로 포인트를 준 패션도 마찬가지다.

실제 이 사장은 카리스마 있는 성격으로, 선 굵고 힘 있게 업무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이뷔통 매장을 전 세계 공항 가운데 처음으로 인천공항에 유치한 것도 목표한 것은 반드시 이루는 이 사장 특유의 추진력이 이룬 성과라는 분석이다.

이서현 부사장이 지난해 6월 열린 호암상 시상식장에서 벨트 2개로 허리를 한껏 강조한 원피스형 재킷을 입어 특유의 패션 감각을 뽐냈다. 머니투데이 제공
이서현 부사장이 지난해 6월 열린 호암상 시상식장에서 벨트 2개로 허리를 한껏 강조한 원피스형 재킷을 입어 특유의 패션 감각을 뽐냈다. 머니투데이 제공
이에 비해 이서현 부사장은 패션사업을 이끌어나가는 수장답게 패션 스펙트럼이 더 넓다. 수트에서부터 커다란 금색 버튼이 여러 개 달린 재킷이나 벨트 2개로 허리를 한껏 강조한 원피스형 재킷은 물론 흰색 바탕에 검은색 원형 무늬가 들어가 쉽게 소화하기 힘든 ‘지암바티스타 발리’ 코트까지, 자유자재로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인다. 이 부사장은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성격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주하 코오롱패션산업연구원(FIK) 교수는 “이 부사장은 언뜻 보면 강해 보이는 아이템도 다른 아이템과 적절히 섞어 과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되게 소화해낸다”며 “그 시즌에 가장 핫한 아이템을 발굴하는 능력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발망’ ‘아제딘 알라이아’ 등과 같이 제일모직이 국내에 들여온 해외 브랜드를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자신이 입는 의상과 액세서리는 물론 제일모직에서 수입하는 브랜드를 대부분 직접 고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초 이 부사장은 파리에 있는 편집숍 ‘레끌레어’에서 옷을 구매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 부사장은 옷걸이 앞에서 오랫동안 옷을 하나하나 꺼내 꼼꼼히 살펴보고 직접 입어보며 신중하게 평가했다. 현장을 지켜본 패션계 관계자는 “동행한 직원들로부터 간간이 조언을 듣기는 했지만 옷을 분석하고 고르는 작업을 이 부사장이 주도했다”며 “선택한 옷 대부분이 디자인이 뛰어난 제품이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행사에 나가기 전 시간, 장소, 행사의 성격에 맞는 옷을 철저히 준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박은진 트렌드포스트 수석연구원은 “이 부사장은 평소에는 제일모직에서 판매하는 의상을 주로 선택해 브랜드를 알리고 있으며 미국 출장을 갈 때는 미국 디자이너의 옷을, 파리콜렉션에 참가할 때는 프랑스 디자이너의 옷을 즐겨 입어 일에 대한 프로 정신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부사장이 뛰어난 패션 감각을 가진 것은 어머니인 홍라희 관장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술을 전공한 홍 관장은 딸들이 아름다움에 눈 뜨고 이를 추구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교육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에 대해서도 어릴 때부터 관심을 갖도록 했다.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예술과 패션을 접하면서 세련된 감각을 키우게 됐다는 것이다.

● 한진家 조현민 상무

개성있고 발랄한 성격의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는 패션 스타일도 자유롭다. 진을 매우 좋아하고 장갑이나 페도라 모자 같은 패션 소품도 자주 애용한다(위). 대한항공 제공 정지이 현대U&I 전무가 2009년 8월 방북 일정을 마치고 귀국할 때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인 ‘나르시소 로드리게즈’로 추정되는 재킷을 입고 ‘보테가 베네타’ 가방을 든 모습. 동아일보DB
개성있고 발랄한 성격의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는 패션 스타일도 자유롭다. 진을 매우 좋아하고 장갑이나 페도라 모자 같은 패션 소품도 자주 애용한다(위). 대한항공 제공 정지이 현대U&I 전무가 2009년 8월 방북 일정을 마치고 귀국할 때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인 ‘나르시소 로드리게즈’로 추정되는 재킷을 입고 ‘보테가 베네타’ 가방을 든 모습. 동아일보DB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28)는 자신의 개성대로 발랄하고 자유로운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적극적이고 쾌활한 성격으로, 현재 방송되고 있는 대한항공 뉴질랜드편 TV 광고를 촬영할 때 직접 번지점프를 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1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조 상무는 블랙 미니드레스에 소재가 다른 검은색의 5부 롱 재킷을 입고 빨간색 백을 들었다. 캔버스힐을 신고 귀고리와 뱅글, 빈티지 스타일의 반지를 착용해 발랄한 느낌을 줬다. 평소 그는 가격에 부담이 없고 디자인이 좋아 또래 여성들이 즐기는 브랜드인 자라, 유니클로 등을 즐겨 입는다. 조 상무는 “지난겨울에는 유니클로 히트텍을 사서 어머니와 함께 입었다”고 말했다.

매우 좋아하는 옷은 진. 하지만 키(178cm)가 워낙 커 길이가 맞는 진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조 상무는 “길이가 맞는 브랜드는 ‘락앤리퍼블릭’으로,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기장이 잘 맞고 핏(fit)도 살아 즐겨 입는다”고 말했다.

조 상무는 큰 키에도 평소 킬 힐을 즐겨 신는다. 하지만 사내 행사나 그날 만나야 할 상대방에 따라 플랫 슈즈를 신는 센스를 발휘한다. 국내에서는 발 크기에 맞는 신발을 찾기가 힘들어 해외 출장 때 신발을 구입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국내에서는 액세서리를 구입하며 허전함을 달랜단다. 조 상무는 “신사동 가로수길 매장이나 ‘액세서라이즈’ 같은 점포에 들어가 저렴한 것 위주로 산다”며 “여러 아이템을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장갑이나 페도라 모자 같은 패션 소품도 자주 애용한다. 인터넷 쇼핑도 즐긴다. 그는 “인터넷 쇼핑은 실패하더라도 부담이 없고, 최신 스타일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남캘리포니아대(USC)를 다닐 때는 화려하고 밝은 색상을 자주 입었지만 입사 후에는 ‘너무 튀는 것 같아’ 블랙 의상을 주로 입고 액세서리 등으로 포인트를 준다.

기자가 “디자이너 부티크에서만 쇼핑할 것 같다”고 말하자 조 상무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런데는 너무 비싸지 않느냐. 아직은 젊어서 이것저것 사서 시도해 보는 것이 즐거운데 부티크 옷은 비용 부담 때문에 그런 시도가 힘들다”고 말했다.

가방은 별로 사지 않는 편이어서 어머니나 언니(조현아 대한항공 전무)가 가끔 생일날 선물해 주는 것을 쓰고 있다. 조 상무는 닮고 싶은 사람으로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과 정성이 이노션 고문을 꼽았다.

“예전에 이서현 부사장님께서 스카프를 선물하셨는데 특유의 감각이 살아 있는 선물이라 정말 감동했어요. 정성이 고문님도 패션 감각이 남다르신 분이죠. 고문님이 보내주신 선물 포장에 반해 포장만 따로 챙겨놓았을 정도예요.”

그는 “여러모로 나보다 한참 위에 계신 분들이지만 아름다움과 패션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조 상무의 언니인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37)는 깔끔한 재킷이나 심플한 디자인의 검은색 옷을 입는 등 단아한 패션을 주로 선보이고 있다. 차분하고 포근한 성격으로, 패션에서도 그의 성격이 많이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 현대家 정지이 전무, 노현정 전 아나운서

노현정 전 KBS아나운서는 지난 달 ‘아산 정주영 10주기 추모사진전’에서 의상 및 신발과 귀걸이까지 흰색 또는 검정색만 착용해 단아한 스타일을 연출했다. 동아일보 DB
노현정 전 KBS아나운서는 지난 달 ‘아산 정주영 10주기 추모사진전’에서 의상 및 신발과 귀걸이까지 흰색 또는 검정색만 착용해 단아한 스타일을 연출했다. 동아일보 DB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딸인 정지이 현대U&I 전무(34)의 패션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모범생 스타일로 단아하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무난해 보이면서도 아이템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펴보면 평소 옷을 많이 입어 보고 가방을 자주 들어 본 사람만이 연출할 수 있는 스타일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정 전무는 어머니인 현정은 회장과 함께 공식행사에 참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어머니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약간 어두운 색상의 옷을 고르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낮춘다는 분석도 나온다. 2009년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면담할 때 현 회장은 핑크빛이 살짝 도는 화사한 색상의 정장을 입은 반면 정 전무는 검은색 원피스에 푸른색 재킷을 입어 현 회장을 부각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방북을 마치고 돌아올 때 입은 옷은 공식석상 때와는 대조적이었다. 지퍼 달린 재킷은 기본 스타일의 옷이 아니어서 웬만큼 옷을 입어 본 사람이 아니면 고르기 힘들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 옷은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인 ‘나르시소 로드리게즈’로 추정됐다. 손에 든 새하얀 색상의 ‘보네가 베네타’ 가방도 선뜻 구입하기 힘든 색상이다. 매우 하얗기 때문에 들고 다니다 보면 약간 누렇게 변해 가방을 다양하게 들어본 사람이 아니면 구입하기가 망설여질 수 있다.

나효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소매가 망사로 된 회색 점퍼는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아이템이어서, 평소 관심을 갖고 옷을 많이 입어 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공식석상에서는 우아한 느낌의 검은색 원피스를 입어 단아한 스타일에서 세련된 스타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가(家) 3세인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대표와 결혼한 노현정 전 아나운서(32)는 지난달 열린 ‘대한민국 현대화의 주역, 아산 정주영 10주 추모사진전’에서 깔끔하고 단아한 패션을 선보였다. 바지와 재킷은 물론 신발과 귀고리까지 모두 흰색과 검은색으로만 착용했다.

노 전 아나운서의 패션은 세련되면서도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있다는 평가다. 행사의 성격을 고려해 흰색과 검정 옷을 입는 것이 적절하지만 실루엣에 살짝 변화가 있는 재킷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포인트를 줄 수 있는데도 기본적인 라인의 의상을 선택한 것이 상류사회에 진입한 여성들이 초기에 보여 주는 조심스러움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노 전 아나운서는 평소 원피스에 플랫 슈즈를 신는 등 여성스러운 패션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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