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뉴스데이트]동화작가 황선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2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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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광영 앵커) 요즘 잘 팔리는 어린이 책이 있습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과 '나쁜 어린이 표'인데요. 판매 부수 100만부를 앞두고 있는 이 두 책의 저자가 바로 동화작가 황선미 씹니다. 동심을 사로잡은 비결이 뭘까요. 구가인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마당을 나온 암탉'은 양계장을 탈출해 청둥오리의 알을 부화시킨 특이한 암탉이 주인공입니다.

마당의 편안한 생활을 거부한 암탉은 야생에서 오리 새끼를 키우며 정체성을 찾습니다.

동화라지만, 달콤한 환상이나 의례적인 교훈은 없습니다.

(인터뷰) 황선미 / 동화작가

"조금만 더 열어놓고 보면 사람의 이야기라는 거죠. 동화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동화라는 게 아이들의 이야기인줄 알아요. 제가 가진 이 많은 책들은요. 그렇지 않다는 걸 말해주는 책이에요. 어릴 때 이야기가 여전히 안 잊혀지죠? 읽은 것, 감동 있었던 거... 다시 생각해보면 괜찮은 책이었잖아요. 아이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남아있는 거죠."

황선미 작가는 고 권정생 선생을 잇는 이야기꾼으로 꼽힙니다. 탄탄한 구성과 함께 일상 속 사건에 처한 아이들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한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자신의 유년시절은 물론, 두 아이의 엄마로서 경험했던 일들이 작품의 소재가 됩니다.

또 다른 대표작 '나쁜 어린이표'는 선생님에게 벌점 받는 아이의 아픔을 헤아립니다.

"우리 아이가 그런 일을 겪었거든요. 우리아이가 다닌 학교 교실에서 그런 일이 있었어요. ... 당시 머릿속에 든 그 생각이 그것밖에 없어서 그걸 썼죠. 염려를 하시더라고요. 이런 게 책이 나오면 어떨까. 그전에는 그런 동화는 없었거든요. 선생님은 좋은 영향을 주는, 학교라는 곳은 아이들이 어쨌든 가서 뭔가를 배우고 인성도 훌륭해지고 잘못했을 땐 교정이 되는 그런 곳이었는데 그와 반대되는 접근..."

'마당을 나온 암탉'은 국악과 연극 등으로도 만들어졌으며 현재 애니메이션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나쁜 어린이표' 역시 독일·중국·대만 등에 수출됐고, 연극으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최고의 동화작가로 꼽히지만, 30대 중반 등단하기까지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가난 때문에 중학교를 검정고시로 마쳤고, 남보다 늦은 나이에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한 뒤에도 학비를 마련하느라 휴학을 거듭했습니다.

어린시절부터 늘 글을 가까이 했지만, 작가가 된 건 우연이었습니다. 독서지도사가 되기 위해 찾아간 강의에서 우연히 동화작법 수업을 듣게 된 뒤입니다.

(인터뷰)
"뭔가 제 일을 갖고 싶었어요. 글을 쓰거나 그런 거랑 상관없이, 밥하고, 아이 키우는 거 말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으면 하고 그 생각을 가졌던 거 같아요. 신문에서 그런 기사를 보고. 책에 관계된 거 잖아요."

매년 한편 이상의 작품을 내놓을 정도로 부지런히 작품 활동을 해온 작가는 최근 청소년소설을 출간했습니다.

황선미 작가는 앞으로도 다양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계획입니다.

"어른이 됐다고 해서 (마음 속에) 아이들이 없어지는 게 아니에요. 고스란히 다 있어요. 어쩌다 우연히 어린이 책을 읽어도 납득이 되고 충분히 재미가 있고, 공감할 수 있어요. 그건 우리들 속에 아직도 어린시절 겪었던 게 사라진 게 아니고 다 있고, 그것과 통틀어 나이기 때문에 가능한거예요."

동아일보 구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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