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와 둔황’ 특별전]실크로드 여행, 책으로 먼저 떠나요

  • Array
  • 입력 2011년 1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역사-고고학 미술-음악사 등 연구결과 다양한 책으로 출간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책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쌓은 뒤 ‘실크로드와 둔황-혜초와 함께하는 서역기행’ 특별전을 보면 유물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더욱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실크로드와 둔황에 대한 연구는 역사학 고고학 미술사 음악사 인류학 등 수많은 분야에 걸쳐 오랫동안 이뤄졌고, 연구 결과는 다양한 책으로 엮어져 나왔다.

‘실크로드 길 위의 역사와 사람들’(사계절)은 오아시스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삶과 역사에 초점을 맞춰 실크로드의 역사와 문화를 설명한 역사인문서. 실크로드의 형성과 변화, 세계사에 미친 영향 등을 두루 살폈다. 실크로드를 통해 서구 문명이 동양에 전파됐다는 믿음은 근대 이후 서구 중심주의적 역사관 때문이며, 오히려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양 문명 교류가 서구의 근대화를 일으켰다고 저자는 말한다.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은 실크로드 3대 간선 중 하나이자 최초의 실크로드로 알려진 초원 실크로드를 답사한 결과를 ‘초원 실크로드를 가다’(창비)에 담았다. 중국 동북지역의 대흥안령 초원로, 몽골 초원로, 시베리아 초원로를 따라 3부로 나눠 초원 실크로드의 51개 주요 거점을 소개하면서 각 지역의 문화유산, 역사 등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정 교수는 300여 장의 사진자료를 곁들여 초원 유목세계를 미개나 야만으로 치부하는 관점을 극복하고 초원 실크로드의 문명사적 의미를 복원했다.

‘실크로드 이야기’(이산)는 8∼10세기 실크로드에 살았던 10명의 삶을 통해 실크로드의 역사와 생활을 되살린 책. 조랑말 떼를 몰고 다니는 상인이었으나 티베트와의 전쟁에 징집됐다 전사한 위구르인 쿰투그, 정략결혼에 따라 투르크(돌궐)로 시집가는 당나라의 태화공주, 둔황 석굴을 장식하는 데 평생을 바친 화가 둥바오더 등의 이야기가 소설 형식으로 펼쳐진다.

첼리스트 요요마도 실크로드를 소재로 한 책을 냈다. 그는 음악학자 고고학자 과학자 예술사학자 등 각 분야 전문가들과 실크로드에 남아 있는 과거 음악의 흔적, 실크로드 지역의 복식 등 실크로드에 대해 교감을 나누고 ‘요요마의 실크로드’라는 책을 엮어냈다. ‘실크로드의 악마들’(사계절)은 20세기 초반부터 중국이 유물 반출을 금지할 때까지 약 30년 동안 이뤄졌던 서구 탐험가들의 유물 확보전을 짚었다. 스웨덴의 스벤 헤딘, 영국의 오렐 스타인, 독일의 폰 르콕, 프랑스의 폴 펠리오 등 탐험가 6명은 중앙아시아의 오아시스 도시에 묻힌 수많은 유물을 경쟁적으로 빼내갔다.

이 밖에 실크로드와 둔황을 소재로 한 책으로는 실크로드의 음악과 미술 등 예술을 조명한 ‘실크로드의 예술’(박이정), 화학자의 실크로드 여행기인 ‘실크로드로 간 과학자’(럭스미디어), 고대부터 현대까지 둔황의 변천과 흥망성쇠를 정리한 ‘돈황의 역사와 문화’(사계절), 둔황 막고굴에서 발견된 고문서를 둘러싼 서구 탐험가들의 각축전을 소설적 구성으로 풀어 쓴 ‘돈황이야기’(연암서가) 등이 있다.


▶ 세계문명전 ‘실크로드와 둔황’ 홈페이지 바로가기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