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1975년 보행위반자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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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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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잘못을 했다고 ‘길’에 가뒀나 서울 동대문=전민조 전 동아일보 기자
무슨 잘못을 했다고 ‘길’에 가뒀나 서울 동대문=전민조 전 동아일보 기자
경찰이 도로 한가운데 막대기 몇 개를 세워 간이 공간을 만들고, ‘자전차, 손수레 제한구역 통행위반자’를 단속하고 있다. 이른바 통행위반자들은 ‘즉석 감옥’에 갇혀 몹시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호적에 ‘빨간줄’이 들어가는 건 아닌지, 행정 처분을 받으면 생업에 지장을 받는 게 아닌지 여러모로 마음이 무거워 보인다. 카메라를 보며 턱을 괴거나, 담배 연기를 허공으로 날려 보내는 등 여유를 보이지만 마음은 창피하고 불편했을 테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편히 표현하긴 힘들었다. 당시 청년들은 장발 스타일을 했다가 가위로 머리카락을 싹둑싹둑 잘리고, 처녀들은 짧은 치마를 입었다가 경찰의 단속에 걸려 수모를 당했다. 분별없는 억압을 ‘별 수 없다’고 여겼던 그 시절이 지금은 까마득하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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