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패배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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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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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한 9단 ● 원성진 9단
본선 8강 1국 총보(1∼168) 덤 6집 반 각 3시간

백의 마지막 수(168) 때 흑이 중앙 대마를 살리려면 참고도 흑 2로 끊는 맥이 있긴 하다. 흑 8까지 중앙 흑이 살면 우변 백을 놓고 따낼 필요가 없다. 하지만 백 9로 하변이 모두 백 집이 되면 어차피 승부는 끝이다.

원성진 9단은 아무래도 이 대국 전날 명인전 결승 최종전에서 박영훈 9단에게 패한 여파가 남아있는 듯했다. 초반엔 박력이 넘쳤지만 후반으로 가면서 실수가 잦았다.

이 바둑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대목은 초반 우변 싸움. 우변 백 대마의 생사를 걸고 우하 패가 벌어져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패는 백이 이겼지만 그 대가로 우변 백이 죽어서 흑이 크게 우세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냉정하게 형세 판단을 하면 흑이 별로 앞선 것이 없었다. 어찌 보면 우변 백 대마는 사석작전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승부는 상변에서 갈렸다. 백 92의 실수를 응징하지 못한 흑 93이 패착이었다. 흑 93은 94의 자리에 둬야 선수를 뽑을 수 있었다. 흑 93 때문에 백 96이 선수가 되면서 백말은 살고, 대신 상변 흑이 미생마가 됐다. 여기서 흑이 선수를 빼앗기며 좌변 백세를 견제할 기회를 놓친 것이 치명타였다. 흑은 이후 좌변에 침투했으나 백의 압도적 공격에 손을 들고 말았다. 52·58…36, 55·60…35, 97…83, 100…86, 101…90. 소비시간 백 2시간 33분, 흑 2시간 59분. 168수 끝 백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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