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모델 출신 홍종현 “실제론 학원비 버느라 반항할 틈도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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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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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정글피쉬2’서 교사에 반항하는 우등생 역 맡아

“어른들이 만든 정글의 법칙들, 우리 스스로가 만든 수많은 함정들, 난 바꾸고 싶었어.”

“우린 그저 성적 걱정이나 하면서 적당히 따르면 돼. 네가 바꿀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이상을 꿈꾸는 여자친구에게 싸늘하게 충고하는 민호수. KBS2 청소년 드라마 ‘정글피쉬2’에서 첫 드라마 주연을 맡은 홍종현(20)은 민호수를 딱 반만 닮은 배우다.

기자와 마주 앉은 그는 썰렁한 농담에도 함박웃음을 짓는 발랄한 청년이었다. 시니컬한 민호수와 달랐다.

“캐스팅 오디션 때 감독님도 제가 민호수와 얼마나 닮았느냐고 물으셨어요. 반 정도는 닮은 것 같다고 말씀드렸죠. 조용할 땐 비슷하고 명랑할 땐 안 그런 것 같고….”

교사에게 반항하면서도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민호수와 달리 홍종현은 일찌감치 공부를 접고 일을 택했다.

KBS2 청소년 드라마 ‘정글피쉬2’는 자살, 원조교제, 임신 등 학원가의 ‘불편한 진실’들을 하나하나 도마에 올린다. 주연 배우 홍종현은 “이 모든 소재가 우리 학교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KBS2 청소년 드라마 ‘정글피쉬2’는 자살, 원조교제, 임신 등 학원가의 ‘불편한 진실’들을 하나하나 도마에 올린다. 주연 배우 홍종현은 “이 모든 소재가 우리 학교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모델이 되고 싶어 모델 아카데미에 등록했어요. 고교 2, 3학년 때 학원비를 버느라 공부는 등한시하게 됐죠. 학원비가 150만 원이 넘는데 집안 형편상 부모님께 전적으로 의지할 수는 없었어요.”

반에서 2등까지 하던 성적은 30등대로 미끄러졌다. 그러나 성적과 반비례해 모델 업계에서의 인지도는 점점 높아졌다. 그는 지금도 최범석 송지오 장광효 등 유명 디자이너의 캣워크를 누비며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밤 11시부터는 케이블 채널 온스타일의 패션 프로그램 ‘차트 넘버5’의 진행자로도 활동 중이다.

‘정글피쉬2’에는 ‘티아라’의 지연과 ‘엠블랙’의 이준도 함께 출연한다. 얼마 전 서울 홍익대 앞에서 촬영하던 이준이 팬들에게 휩싸여 애를 먹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그는 “부러웠느냐”는 질문에 한참 뜸을 들였다.

“음…. 그런 걸 경험해보고 싶기도 하고 그러면 주변사람들이 불편해질 것 같기도 하고….”

그는 단편영화 ‘헤이, 톰’(2008년)으로 데뷔해 영화 ‘쌍화점’(2008년), ‘귀’(2010년)와 드라마 ‘맨땅에 헤딩’(2009년), ‘오 마이 레이디’(2010년)에 출연했다. 홍종현은 “쌍화점에서 조인성 씨가 이끄는 꽃미남 호위무사대 중 한 명으로 출연했는데 어머니도 몰라보더라”며 멋쩍게 웃었다.

주연을 맡은 이번 드라마가 배우 홍종현에게는 얼굴을 알릴 절호의 기회인 셈. 하지만 막 시작한 이 드라마의 1, 2회분 시청률은 4%대다.

“전, 시청률 집계 시스템을 믿지 않아요. 하지만 더 열심히 연기해서 지금 시청률 뒷자리에 0이 하나 더 붙게 해야죠.”

드라마에서는 최근 서울시교육청의 체벌 전면금지 조치를 연상케 하는 에피소드도 방영됐다. 고교 시절 “큰 사고는 치지 않았지만 선생님들에게 엄청 맞았다”는 홍종현은 뜻밖에도 “그래도 체벌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나고 보니 다 잘되라고 그러셨던 거더라고요. 매 없이도 학생 스스로 통제할 능력이 길러지면 제일 좋겠죠.”

원래 대학에 갈 생각이 없었다는 홍종현은 “학원물에 출연하고 (프로그램 진행자 같은) 새로운 일에 도전하면서 다시 공부를 하고 싶어졌다”며 “앞으로 대학 진학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갑자기 순진해 보이던 그의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신인답지 않은 눈빛 연기’라는 호평을 받은 바로 그 눈빛이었다.

‘정글 피쉬2’에서는 앞으로 민호수가 여자친구의 자살 원인을 밝히는 에피소드가 방영된다. ‘신인답지 않게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가 그려 보일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은 어떤 모습일까.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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