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탄생 100주년 특별기획전 ‘木3氏의 出發’

동아일보 입력 2010-09-28 03:00수정 2010-09-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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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시각예술 ‘절묘한 융합’
이상
‘이상은 사람이 아니라 사건이었다.’

고은 시인은 ‘만인보’에서 이상(본명 김해경·1910∼1937)의 출현을 이렇게 요약했다.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이상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木3氏의 出發(이씨의 출발)’전은 ‘사건’이란 표현에 담긴 의미를 일깨워준다. 전시는 시각 예술의 문맥에서 문학과 소통한다. 건축학도 출신으로 시와 소설을 썼고, 표지 디자인과 소설 삽화에 손을 댔던 작가의 삶을 인문학 건축 미술 디자인 측면에서 다각도로 접근한 것. 이는 난해하고 기이하게 평가된 그의 예술세계와 교감하는 길을 여는 동시에 1930년대 ‘모더니티’를 탐구하는 데도 효과를 발휘한다.

전시장에는 사진, 책, 삽화 이미지, 영화와 포스터 등 150여 점의 자료와 바이런 킴, 정연두, 정영훈, 차지량 등 현대미술가의 작품이 어우러져 있다. 이상이 디자인하고 처음 쓴 동시 ‘목장’이 실린 ‘가톨릭 소년’(1936년 5월호)도 최초로 공개됐다. 소설가 박태원의 결혼식 방명록에 쓴 친필 메모와 학적부 등 사적인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 그가 디자인한 ‘조선과 건축’ 표지(1930년 2월호)도 흥미롭다. 조선중앙일보에 하융이란 필명으로 그린 신문 삽화는 미술가를 꿈꾸었으나 가장이란 책임에 짓눌려 다른 길을 선택했던 작가의 숨은 열망을 읽게 한다.

경성으로 불렸던 서울은 모던보이와 모던걸이 활개 친 근대적 공간으로서 작가의 삶에서 큰 비중을 갖는다. 전시는 두루마기와 양복 차림의 손님이 뒤섞인 1930년대 미쓰코시 백화점의 옥상 사진과 각종 지도, ‘일 원어치 사면 황소 한 마리’란 문구를 내세운 전면 광고(1936년 동아일보) 등을 통해 20세기 초반 경성을 상상하게 이끈다. 권영민, 강인숙, 오광수 씨 등 작가를 연구한 전문가들의 영상 녹취 자료의 청취도 권하고 싶다. 천재예술가에 대한 이해를 돕는 내용이 담겨 있다. 10월 13일까지. 무료. 02-760-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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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이상이 디자인한 ‘조선과 건축’ 표지(1930년 2월호·왼쪽)와 이상이 디자인하고 처음으로 쓴 동시 ‘목장’이 실린 ‘가톨릭소년’(1936년 5월호). 사진 제공 아르코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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