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몰렸다고 ‘짭짤한 영화’일까…올해 흥행상위 20편 수익 분석

동아일보 입력 2010-09-07 03:00수정 2010-09-0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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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억 쏟아 부었지만 남은 건 적자 뿐…‘포화속으로’ 눈물
63억 투자… 관객수-수익률 1위 기염…‘의형제’ 크게 웃었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집계하는 박스오피스가 보여주는 영화의 흥행 성적은 관객 수와 영화관 매출이다. 6월 개봉한 ‘포화속으로’는 335만9000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5위에 올랐다. 그런데 이 영화의 제작투자사는 관객 수 순위만큼 만족스러운 이익을 얻지 못했다. 113억 원의 제작비를 들였지만 7억 원이 넘는 손실만 남겼다.

동아일보는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의 제작비 ‘효율’을 알아보기 위해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영화사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영화별 이익률 순위를 매겼다. 한국 영화 관객 수 집계에서 20위 안에 든 작품이 각각 벌어들인 돈에 비해 얼마나 짭짤한 장사를 했는지 살펴본 것. ‘포화속으로’의 사례에서 보듯 관객 수 순위가 높은 영화가 반드시 제작투자사에 이익을 안겨준 것은 아니었다. 20편의 조사대상 가운데 9편의 영화는 7억∼26억 원의 손실을 냈다. 제작비를 많이 들여 물량공세를 펼치거나 스타 감독과 배우를 앞세운 화제작이라고 해서 꼭 이익을 낸 것도 아니었다.

자료의 이익률은 영화가 거둔 이익을 총제작비로 나눠 100을 곱한 값이다. 총제작비는 영화를 만들며 사용한 순제작비에 필름 현상료, 광고마케팅 비용 등을 합한 총비용. 이익은 누적 관객 수에 제작투자사가 얻는 관객 1인당 수익 3150원을 곱한 뒤 총제작비를 뺀 값이다. 한국 영화 시장에서는 극장에서 얻은 매출을 먼저 극장과 제작투자사가 대개 5 대 5로 나눠 갖는다. 여기에 영진위가 가져가는 영화발전기금, 배급수수료, 선투자금의 이자수수료 등을 감안하면 관객 1인당 수익은 보통 3150원꼴이다.

연초부터 기대를 모았던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와 이준익 감독의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도 이익률 집계에서 쓴맛을 봤다. 두 영화는 관객 수에서 9위와 10위에 올랐지만 각각 15억 원, 25억 원의 손실을 남겨 실속은 챙기지 못했다. 엄정화 김명민 지진희 등 스타 배우들을 주연으로 기용한 ‘베스트셀러’ ‘파괴된 사나이’ ‘평행이론’도 5억∼10억 원의 손실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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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률 순위에서 눈에 띄는 우등생은 ‘의형제’다. 35세 장훈 감독이 2008년 ‘영화는 영화다’에 이어 두 번째로 찍은 장편영화인 이 작품은 이익률과 관객 수 집계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밀도 높은 시나리오를 적정 규모의 영화로 풀어내 목표치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이익을 총제작비로 나눈 ‘의형제’의 이익률은 173%였다. 관객 수 순위에서 16위(86만 명)에 그친 ‘고사 두 번째 이야기: 교생실습’도 선전했다. 11억 원을 들여 만든 이 영화는 16억 원의 이익을 남겼다. 공포영화 침체기였던 2008년 개봉해 180만 명의 관객을 모았던 1편에 이어 타깃 관객인 10대 청소년을 집중 공략해 성공을 거뒀다. 10억 원을 들여 만든 ‘반가운 살인자’와 20억 원짜리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도 소리 소문 없이 알짜배기 수익을 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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