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보다 빠른 세계 最古 금속활자 발견”

동아일보 입력 2010-09-01 16:41수정 2010-09-0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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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권희 교수, 13세기초 '증도가자' 발굴 주장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목판인쇄물인 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보다 최소 138년 이상 앞서는 최고(最古) 금속활자로 추정되는 활자 실물이 공개됐다.

이 금속활자가 세계 최고로 공인되면 국사교과서 관련 기술은 물론이고 세계 인쇄술의 역사 또한 바뀌게 된다.

서지학자인 경북대 남권희 교수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 고미술 컬렉션인 다보성고미술이 소장한 금속활자 100여 점을 분석한 결과 이 중 12점이 1377년 활자본으로 간행된 직지보다 훨씬 앞선 13세기 초의 금속활자인 '증도가자'(가칭)임을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2일 실물 공개를 하루 앞두고 다보성미술관이 이날 공개한 남 교수의 연구 성과에 의하면 이들 금속활자 12점은 삼성출판박물관 소장품으로, 고려 고종 26년(1239)목판본으로 복각(카피)한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보물 758호·이하 증도가)의 글자체와 완전히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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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교수가 주장한 고려시대 금속활자 12글자는 △明 △所 △於 △菩 △善 △平 △方 △法 △我 △福 △不 △子 자다.

1239년 간행된 목판본 증도가에 붙은 당시 무신정권 최고 권력자 최이(崔怡)의 발문에 의하면 그 이전에 고려에서 주자본(鑄子本·금속활자본)으로 간행한 증도가가 있었지만 더 이상 전해지지 않아 최이 자신이 각공(刻工)들에게 이를 목판본으로 복각하게 했다고 한다.

이 기록을 근거로 국내 서지학계에서 1239년 목판본 증도가가 나오기 전 이미 금속활자본 증도가가 있었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남 교수는 이번에 발굴한 금속활자 12글자가 글자체 특성으로 볼 때 복각본 목판 인쇄물 증도가가 나오기 전에 있었다는 금속활자본 증도가를 찍어낼 때 사용한 활자임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남 교수는 이를 밝혀내는 데 3~4년간을 쏟았다면서 이 금속활자가 증도가를 인쇄하는 데 사용했다고 해서 '증도가자'로 부를 것을 제안했다.

나아가 남 교수는 이 증도가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책으로 알려진 직지보다 최소 138년 이상 앞선 금속활자로서 세계 기록문화 역사를 새로 쓸 세계적인 우리의 문화유산"이라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은 구한말에 유출되어 지금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한 직지(1377년)가 꼽히지만 그것을 찍어낼 때 사용한 소위 흥덕사자(興德寺子)라는 금속활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나아가 고려 무신정권기 문신이자 문장가인 이규보의 문집인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는 고종 21년(1234)에 금속활자로 상정고금예문(詳定古今禮文)이라는 역대 시가집을 펴냈다는 기록이 있어 이 문집이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이라는 주장도 있다.

다보성미술관 측은 남 교수가 세계 최고 금속활자라고 주장한 '증도가자'의 제조 시기를 밝혀내기 위해 보존과학자들에게 성분 분석을 의뢰하는 등 다각도의 분석과 검증을 거쳤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 금속활자가 세계 최고로 공인받기 위해서는 국내외 관련 학계의 교차 검증과 비판을 거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다보성미술관 측도 "우리로서는 현재 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해 이런 결론을 내렸을 뿐"이라며 "이번 발표를 계기로 이들 금속활자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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