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녹여먹고, 물 타먹고, 몸에 붙이고… 똑똑한 藥, 친절한 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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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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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용하기 부담스러운 약… 앞다퉈 편리한 약으로 변신
주요 소비자 특성 고려해 다양한 방법 개발

《“아이가 천식이 있는데, 어려서 그런지 약을 흡입할 때마다 힘들어해요.” “알약을 삼키기가 부담스러워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이런 고민들을 반영해 최근 약들의 변신이 이어지고 있다. 알약과 물을 함께 먹는 전통적 복용법 대신 물에 타서 먹고 입에서 녹여 먹거나 아예 몸에 붙이는 방법 등이 등장했다. 약 복용 방식의 변화는 약의 효능을 극대화하거나 알약을 먹기 어려운 어린이나 노약자, 특수한 상황에 처해 있는 환자를 위한 것이다.》

▼ 약의 효능을 빠르게 흡수=최근 물에 타서 먹는 정제형이나 분말형의 약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물에 타 먹는 약은 기존 알약에 비해 약의 체내 흡수율을 높인다. 또 물과 특정 성분이 결합해 약의 효능을 극대화한다.

바이엘헬스케어의 ‘베로카 퍼포먼스’는 물에 타먹는 멀티비타민이다. 정제 형태인 베로카 퍼포먼스를 물에 넣으면 기포를 만들며 녹는다. ‘베로카 퍼포먼스’는 체내 흡수율이 일반 코팅정이나 캡슐형보다 높다. 그 이유는 물에 녹으면서 만들어지는 탄산 성분이 세포의 약물 흡수 공간을 확장시키기 때문이다

약을 꿀꺽 삼키기 어려워 ‘안먹겠다’고 실갱이했던 경험이 누구나 있다. 이제 단순히 약효만 좋은 약으로는 부족하다. 복용하기 편하게 녹여먹거나 붙이는 약들이 크게 늘고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약을 꿀꺽 삼키기 어려워 ‘안먹겠다’고 실갱이했던 경험이 누구나 있다. 이제 단순히 약효만 좋은 약으로는 부족하다. 복용하기 편하게 녹여먹거나 붙이는 약들이 크게 늘고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둘코락스 발란스’는 물에 타서 마실 수 있는 가루 형태의 변비약이다. 물과 잘 결합하는 불활성의 섬유 성분인 ‘마크로골’은 변의 부피를 늘려 더 많은 수분을 보유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위장 관에서 흡수, 분해되지 않는 특징이 있어 생체 대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 물 없이 간편하게=물 없이도 복용하는 알약도 속속 선보인다. 입에서 녹이는 구강 붕해정(ODT·orally disintegrating tablet), 씹어서 먹는 타입 등은 알약을 삼키기 힘들어하는 노약자나 어린이들에게 적합하다. 씹어 먹는 약은 주로 어린이용 제품에 많이 활용한다.

올해 3월 출시한 대웅제약의 ‘하루로신D정’은 입에서 녹여 먹는 ODT 형태의 전립샘비대증 치료제이다. 이 약은 전립샘 평활근을 이완시켜 주는 탐수로신 성분을 갖고 있어 야간뇨와 빈뇨 같은 배뇨장애를 개선해준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사탕처럼 녹여 먹는 인후통 전문치료제 뮤코안진를 판매하고 있다. 목의 통증으로 알약을 삼킬 수 없을 때, 입 안에서 녹여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다.

바이엘헬스케어의 ‘레덕손 더블액션’은 입에서 녹이거나 씹어 먹을 수 있고 비타민C와 아연이 들어 있어 면역력 증강에도 효과적이다.

▼ 간편하게 붙인다=패치(patch)제는 피부에 붙여 약 성분을 혈관에 직접 흡수시킨다. 주로 관절염 환자나 암 환자의 통증 치료에 제한적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먹지 않아도 효과를 볼 수 있는 간편성이 부각되며 다양한 질환 치료에서 활용하고 있다.

한국노바티스는 치매치료제인 ‘엑셀론 패치’를 판매하고 있다. 기존 먹는 형태의 제품은 구역질, 구토 등 부작용이 있지만 엑셀론 패치는 약 성분이 곧바로 혈관을 통해 흡수되기 때문에 부작용이 거의 없다.

천식 치료제는 보통 입 안에 뿌려 흡입하는 형태였다. 어린이 환자의 경우, 흡입형 제제를 올바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복약 방식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한국애보트의 ‘호쿠날린 패치’는 약을 먹거나 흡입하기 힘든 어린이, 노약자 환자에게 적합하도록 개발된 천식약이다. 하루 한 번 가슴이나 등 같은 상반신에 붙이면 24시간 약효가 지속된다. 특히 손가락 한마디 정도의 크기라 어린이 환자도 쉽게 붙일 수 있다. 패치 안에 장착한 작은 칩이 24시간 동안 약물을 서서히 방출하도록 조절하기 때문에 호흡 기능이 떨어지는 새벽 시간대에도 약물 농도가 유지돼 야간 천식 발작을 예방할 수 있다.

권해옥 바이엘헬스케어 베로카 퍼포먼스 마케팅 담당자는 “소비자의 특성을 고려해 복용의 편리성을 갖춘 다양한 형태의 약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통적인 알약 형태에서 변화된 독특한 복용 형태의 제품이 꾸준히 개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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