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욕에 물든 도시’, ‘변태에게 농락당한 여자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3일 10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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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민우회는 3일 모니터링 보고서를 내고 케이블TV의 범죄수사물이 선정적 제목을 앞세워 시청자들의 성적 호기심을 자극한다고 지적했다.

여성민우회가 케이블 채널의 '현장추적 싸이렌'과 '성범죄수사대:SVU 10', '성범죄 전담반 시즌 9'를 모니터링한 결과 이들 프로그램은 성인물을 연상케 하는 제목을 붙여 선정성을 부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추적 싸이렌'은 '성욕에 물든 도시', '변태에게 농락당한 여자들', '놈에게 당한 나홀로 여성' 등의 제목이 문제가 됐다.

민우회는 "성욕으로 어쩔 수 없이 범죄를 저지른 듯 한 뉘앙스의 '참을 수 없는', '성욕에 빠진'이란 용어를 쓰는 것은 가해자의 성범죄 논리를 정당화할 수 있는 위험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성매매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돈에 학대당한 인간노예', '청소년 성매매: 여고생 포주' 등의 제목도 지나치게 직설적이고 가학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또한 내용과 관계없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제목을 붙인 사례도 있었다.

민우회는 "이는 선정적인 제목을 통해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시청률을 높이려는 제작진의 의도이며 범죄에 대한 최소한의 경각심이 없는 얄팍한 상술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성범죄 전담반'과 '성범죄수사대'는 국내에서 방영되면서 에피소드별 원제와 주 내용에 맞지 않는 선정적인 제목이 붙은 것으로 드러났다.

원제 '아바타(Avatar)'와 충동적인이란 뜻의 '임펄시브(Impulsive)'가 국내에서는 '사이버 섹스'와 '섹스 중독자'로 둔갑했고 '찢겨진 블라우스' 등 피해자의 상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제목도 지적을 받았다.

민우회는 "성범죄 관련 프로그램을 선정적이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깃거리로 다뤄서는 안 되고 피해자에 대한 잘못된 사회통념을 재생산할 수 있는 제목을 써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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