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총의 무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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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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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마사박물관 특별전
공예 명품 60여점 선봬


말의 꼬리털, 말총은 아름답다. 검은색, 밤색, 갈색, 회색, 흰색 등 모색(毛色)이 다양한 데다 윤기까지 흐른다. 말총은 견고하고 사람의 머리카락처럼 계속 자라기 때문에 예부터 생활용품과 공예품에 사용해왔다. 말총의 매력에 빠져볼 수 있는 이색적인 전시가 열리고 있다. 5월 30일까지 매주 금∼일요일 경기 과천시 서울경마공원 해피빌 복합문화공간 갤러리에서 열리는 마사박물관 기획특별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꼬리’.

갓, 탕건, 망건, 체, 악기, 붓 등 말총으로 제작한 전통 공예품 60여 점을 전시한다. 중요무형문화재 갓일 기능보유자(인간문화재) 강순자 씨를 비롯해 말총공예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장인들의 명품이다.

말총은 갓의 주요 재료였다. 이번 전시엔 갓, 망건, 탕건 등 전통 모자를 선보인다. 검은색 말총이 품격과 함께 쾌적하고 시원한 느낌을 전해 준다. 지름 3∼6cm, 길이 45cm 내외의 말총 붓도 육중한 멋을 자아낸다.

말총으로 만든 체는 튼튼하면서 아름답다. 검은색 흰색 갈색 등이 어우러진 체크무늬가 현대적인 미감을 발산한다. 말총으로 해금과 아쟁의 활을 만든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말총의 견고함과 특유의 질감이 악기의 현과 만나면서 울림이 큰 소리를 만들어 낸다.

마사박물관 김정희 학예연구사는 “말총공예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통해 오랫동안 이어져온 말과 인간의 관계, 그 문화의 중요성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이 밖에 말총 차거름망이 있는 각종 다구, 말총 목걸이와 모자, 말총 발 등 현대적 디자인의 작품도 전시한다. 대형 족자에 큰 붓으로 힘차게 쓴 그림 같은 서예작품 ‘馬尾(마미)’도 볼 만하다. 해금 아쟁 등의 국악연주회(5월 16, 23일 오후 2시∼4시 반)와 말총 만져보기, 말총 붓으로 가훈 쓰고 그림 그리기 등의 체험행사도 열린다. 갤러리 옆 마사박물관에 들러 한반도 말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살펴보는 것도 좋다. 02-509-1283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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