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 53회 국수전…월출산의 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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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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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호 9단 ● 홍기표 4단
결승 5번기 1국 5보(80∼106) 덤 6집 반 각 3시간

흑 ○가 상변에서 흘러나온 백 대마의 근거를 위협하고 있다. 백은 80, 82, 84로 분주하게 돌아다녔지만 결국 86으로 손을 돌려 약점을 보강할 수밖에 없다.

국면의 형태가 단순하다. 10여 수를 더 두면 사실상 끝내기에 접어들 것 같은 분위기다. 종반으로 넘어가기 전에 국면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후 검토를 할 때 홍기표 4단은 돌을 주섬주섬 걷더니 맨 먼저 흑 87을 지적했다. 그러곤 참고도 흑 1로 둬야 했다고 후회했다. 흑 1이면 백 2의 보강이 불가피하다. 흑은 여기서 더는 손을 댈 필요가 없기 때문에 선수를 잡아 3, 5로 두면 우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흑 87에 두는 바람에 백 88이 놓이자 ‘가’의 약점이 도드라졌다. 흑은 끊기는 수를 방지하기 위해 흑 93으로 보강할 수밖에 없는데 선수를 잡을 수 있는 곳에서 후수를 잡은 셈이다.

졸지에 국면의 주도권이 백에게 넘어갔다. 백 100으로 내려빠진 것이 실리로 매우 짭짤하고 사실상 선수 끝내기다. 흑이 당장 손을 뺄 순 있지만 백 104가 듣기 때문이다.

흑 101은 보기보단 큰 곳. 좌상 귀에 잡힌 흑을 이용해 백을 조여가면 의외로 큰 끝내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백 106의 침입을 허용한 것이 아프다. 홍 4단은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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