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방황하는 한-중-일 인간들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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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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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아트센터 , 내달 6일부터 연극 세편 ‘人人人 시리즈’

한중일 3국의 대표적 현대극을 펼쳐 보일 ‘인인인 시리즈’ 첫 번째 작품으로 공연될 ‘코뿔소의 사랑’. 사진 제공 두산아트센터
한중일 3국의 대표적 현대극을 펼쳐 보일 ‘인인인 시리즈’ 첫 번째 작품으로 공연될 ‘코뿔소의 사랑’. 사진 제공 두산아트센터
한중일 3국의 ‘지금, 여기’의 고민을 무대화한 연극 세 편이 한 무대에서 차례로 펼쳐진다. 두산아트센터가 기획한 연극 ‘인인인(人人人) 시리즈’다.

첫 작품은 중국 극작가 랴오이메이의 ‘코뿔소의 사랑’(4월 6일∼5월 2일)이다. 1999년 발표 이후 최근까지 중국에서 공연되며 인기를 얻은 이 작품은 급속한 자본주의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전통적 가치관과 서구적 가치관의 충돌이 빚어내는 비극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한 음악극이다. 코뿔소 조련사 마루와 서구적 삶을 동경하는 여인 밍밍의 엇갈린 사랑을 담았다. ‘밤으로의 긴 여로’로 올해 동아연극상을 수상한 최광일 씨가 마루 역을, ‘바냐아저씨’에 출연한 김지성 씨가 밍밍 역을 맡는다.

연출 박정희 씨는 “코뿔소는 중국에서 상실돼 가는 전통적인 가치관을 상징한다”며 “자본주의적 가치 속에서 정체성을 잃고 혼란스러워하는 중국인의 모습에서 우리가 지나온 과거를 돌이켜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작품은 ‘도쿄노트’로 유명한 히라타 오리자의 2008년작인 ‘잠 못 드는 밤은 없다’(5월 11일∼6월 6일). 은퇴 후 말레이시아 리조트에서 생활하는 일본 중장년층의 시선으로 은둔형 외톨이와 집단따돌림 등의 병리현상을 앓는 현대 일본의 초상을 그린 연극이다. 연출을 맡은 박근형 씨는 “일본 밖에서 일본을 걱정하는 목소리를 담은 작품”이라며 “언젠가 한국사회가 겪게 될지도 모를 문제들을 짚어보는 차원에서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정재진 최용민 예수정 서이숙 씨 등 중견연기자가 대거 출연한다.

세 번째 작품은 2010년 한국의 풍경을 그려낼 ‘인어도시’(6월 15일∼7월 11일)다. ‘오빠가 돌아왔다’를 연출한 고선웅 씨가 극작과 연출을 맡았다. 고 씨는 “한국사회의 분열이 너무 심해 직접적 접근보다는 허무맹랑하고 동의하기 힘든 이야기로 풀어 내려 한다”고 말했다. 밝은 이미지와 반인반수의 어두운 이미지가 함께 존재하는 ‘인어’에 빗대 한국인의 이중성을 담아내겠다는 설명이다. 각 3만 원, 패키지 티켓 5만8500원.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02-708-5001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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