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워홀의 위대한 세계’전]먼로… 먼로… 먼로 스타의 상품가치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5일 03시 00분


세 개의 메릴린 (리넨에 아크릴 물감과 실크스크린·35.6×85.1cm·1962년)

ⓒ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샛노란 머리카락과 푸른색 아이섀도, 분홍빛 얼굴에 눈부신 하얀 이. 36세의 나이로 세상을 뜬 만인의 연인이 미소 짓고 있다.

워홀은 1962년 8월 메릴린 먼로의 죽음에 관한 기사를 읽고 새로운 그림의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영화 ‘나이아가라’(1953년)의 홍보사진을 찾아낸 작가는 이를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복제해 초상화 연작을 발표한다. ‘아름다움’과 ‘죽음’이란 의미를 함축한 작업이다.

초기작 ‘세 개의 메릴린’은 원색을 사용해 할리우드 여배우의 화려한 삶을 드러낸 동시에 과장된 인물 표현으로 비현실적 느낌을 풍긴다. 반복적 이미지는 대중스타란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진 정형화된 상품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각 얼굴에선 잉크가 선명하게 묻은 이미지와 흐릿하게 먹은 이미지로 미세한 차이가 드러난다.

워홀은 이 작품 외에도 ‘네 개의 메릴린’ ‘금색 메릴린’ ‘빨간 메릴린’ 등 바탕색과 크기를 달리한 50여 점을 만들었다. 이 중 ‘청록 메릴린’은 2007년 헤지펀드 업계의 큰손 스티븐 코언이 약 8000만 달러, 당시 환율로 약 740억 원에 사들여 화제를 뿌렸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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