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아마국수전…늦은 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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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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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승 9단은 12월 15일 강원 춘천시 102보충대에서 입대했다. 1982년생이니까 올해 27세. 늦어도 한참 늦었다. 강추위가 이어지던 입대일, 조 9단의 마음도 시렸을 것이다. 그가 입대 자체를 꺼린 건 아니다. 3년 전부터 군대를 간다고 했다. 하지만 군대 2년여의 공백을 거치면 아무래도 바둑 실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그도 잘 알고 있었다. 입대를 한껏 늦추면서 그가 이루고 싶었던 건 바둑을 배울 때부터 간직했던 꿈, 세계대회 우승이었다.

그는 올해 초 이세돌 9단을 꺾고 BC카드배 결승에 진출해 기회를 잡았다. 상대는 당시 세계대회를 휩쓸고 있던 중국의 구리 9단. 1국을 패한 그가 2국에서 멋지게 반격했으나 거기까지였다. 1승 3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세계 정상에 오르기엔 2% 부족한 무언가가 있었다. 조 9단은 끝내 그걸 극복하지 못했다.

입대 직전인 12월 9일 GS칼텍스배에서 박영훈 9단을 3승 1패로 꺾고 우승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이 바둑을 둔 것은 11월 25일. 흑 17은 이후 실전 진행을 고려할 때 ‘가’로 한발 더 가는 것이 나았다. 흑 17로 인해 백도 24로 침입할 때 부담을 한결 덜었다. 백 24 때 흑은 참고도 1로 씌워 공격하고 싶다. 백을 살려주더라도 흑 5로 중앙을 두텁게 만들면 만족스럽다. 그러나 안 2단은 좀 더 강퍅한 수를 떠올리고 있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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