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서사를 알면 철학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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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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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철학/김용석 지음/648쪽·2만5000원·휴머니스트

저자는 “인간에게 이야기 취향은 본능적”이라고 말한다. 또 오늘날 정치, 경영, 문화활동에서 이야기를 풀어내듯 과제에 임하는 능력이 요구된다고 본다. 서사적 접근이 설득력을 갖기 때문이다. 서사의 이치를 알아야 할 실용적 의미가 여기에 있다. 저자가 창안한 개념인 ‘서사 철학’이란 이야기에 대한 철학적 관심과 연구를 총괄하는 말이다.

저자는 서사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신화, 대화, 동화, 만화 등 일곱 가지 문화장르를 소개한다. 이를 통해 신비와 합리, 말과 행동, 현실과 환상 등의 주제가 어떻게 이야기에 작동하고, 이것으로 이루어진 이야기의 세계가 무엇인지 탐구한다.

저자는 철학과 서사의 관계도 조망한다. 그는 철학과 서사를 ‘경우의 수’란 관점에서 살핀다. 이야기란 인간 삶의 여러 경우의 수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철학은 고대부터 삶을 경우의 수로 나누어 분석, 종합해 왔다. “소크라테스의 철학적 대화법인 ‘위장술’과 ‘산파술’이 대화상대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상상력과 논리력을 발휘해 삶에 관한 여러 경우의 수를 도출해 내는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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