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명곡은 죽지않아…팝시장 ‘왕의 귀환’

  • 입력 2009년 9월 16일 1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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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시장 '溫故而知新' 바람

(박제균 앵커) 한국 대중음악에 밀려 전문 라디오 프로그램마저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된 팝 음악 시장이 오랜만에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비틀스의 귀환'이 있습니다.

(김현수 앵커) 4년 만에 재기한 90년대 디바 휘트니 휴스턴의 새 음반도 인기입니다. '오래 묵은 좋은 음악의 힘'을 느끼게 하는 대중음악 시장을 문화부 손택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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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스의 1967년 곡 'Penny Lane'입니다.

폴 매카트니와 존 레논이 어린 시절 기억 속 영국 리버풀의 샛길을 묘사한 노래입니다. 한 세대 이전 그려진 이들의 기억이, 2009년 전 세계 음악 팬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고 있습니다.

(브릿지) "서울 종로구의 한 대형 음반 매장입니다. 빅뱅이나 2NE1 같은 아이돌 그룹들을 제치고, 해체된 지 39년이 지난 비틀스의 첫 리마스터 앨범들이 매장 한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9일 전 세계 동시 발매한 열세 장의 디지털 리마스터 앨범은 비틀스의 음악을 처음으로 디지털 전환한 것입니다. 보컬과 악기 소리를 따로 뽑아내 최적의 밸런스로 다시 합성했습니다. 또렷해진 조지 해리슨의 기타, 링고 스타의 드럼 소리에 팬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인터뷰) 위종영 매니저 / 교보핫트랙스 매니저

"박스 세트를 많이 준비해 놨는데 이틀 만에 물량이 전부 다 소진됐을 정도로 반응이 굉장히 좋고요. 낱장 앨범도 골고루 잘 나가서 나흘 동안 5000만 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이번 앨범 재발매는 추억을 되살리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닙니다. 화려한 댄스나 가벼운 재담 일색의 대중음악 시장에 지친 사람들에게 '음악 자체의 순수한 위력'을 오랜만에 실감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혜정 / 주부·49

"너무 설레죠. 20대 때로 돌아간 것 같아서. 이런 명 음반들 계속 찾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절판되지 않고 계속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지난달 말 나온 휘트니 휴스턴의 재기 앨범도 음반판매 차트 수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유니버설뮤직이 최근 팝 음악 명반들을 LP 디자인 그대로 축소해 선보인 CD 시리즈도,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진모 / 대중음악평론가

"LP 시대의 명반들이 그 형태 그대로 축소돼서 다시 발매되는 건 그 시절의 음악이 훨씬 우수했다는 걸 역으로 증명해주는 거란 말이죠. 지금의 음악계에서 나오는 생산물들이 우리에게 설렘과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는, 음악 본연의 기능을 못 하고 있는 거예요."

비틀스가 1968년 발표한 '레볼루션 9'은 지금 들어도 혁명적인 감흥을 줍니다.

'소리'보다 '모양새'에 치중하고 있는 지금의 한국 음악계. 새롭게 부활한 노장들의 음악이 '기본'에 대한 가볍지 않은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손택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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