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장흥서 띄운 10가지 짧은 이야기

  • 입력 2009년 8월 1일 02시 57분


◇희망사진관/한승원 지음/376쪽·1만 원·문학과지성사

전남 장흥의 ‘해산 토굴’에서 장편소설 ‘다산’, 시집 ‘달 긷는 집’ 등을 펴내며 고희의 나이가 무색하도록 활발히 활동 중인 소설가 한승원 씨의 신작 단편소설집.

‘고추밭에 서 있는 여자’는 아들 못지않게 큰일을 해달라는 부모의 소망으로 ‘최종혁’이란 이름을 갖고 자란 한 여자의 삶을 다뤘다. 학창시절 남자같이 행동하다 주변의 오해로 상처를 받기도 했던 그는 결국 부드럽지도, 순종적이지 않은 비정형적인 여성으로 자라난다. 사회의 고정관념이나 통념에 일치되진 않지만 자신만의 삶을 찾으려는 그의 안간힘이 사진기로 자신의 몸을 강박적으로 찍는 행위로 표현됐다.

‘내 서러운 눈물로’는 대리모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백합과 동백이란 이름의 가진 두 사람은 대리모를 고용해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회사의 사원. 엄격한 기준에 따라 최상의 태교를 해야 하지만 이들은 인간으로서의 내면 갈등과 공허함에 휩싸인다. 처가의 유산 덕을 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한 가족이 갈등을 빚다가 화해하는 과정을 그려낸 표제작 ‘희망사진관’ 등 총 10편이 수록됐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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