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세상 시름 잊고 연극의 바다에 ‘풍덩’

  • 입력 2009년 7월 16일 02시 57분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23일 개막
‘셰익스피어 난장’ 등 28편 무대에

영화 ‘밀양’에서 주인공 신혜는 밀양(密陽)은 어떤 도시냐고 묻는다. 카센터 주인 종신의 장황한 답 중엔 이런 말도 있다. “한나라당의 도시.” 칸 영화제에서 이 말은 “보수당의 도시”로 번역됐다. 그러나 비밀의 햇볕이란 이름답게 밀양은 여러 사회주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도시다.

23일 개막하는 제9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 이 도시의 숨겨진 영웅들을 조명한 ‘약산의 아리랑’(박현철 작, 남미영 연출)으로 개막한다. 이 작품은 약산 김원봉과 아내 박차정, 윤세주 한봉근 최수봉 김익상 등 이 지역 출신 독립투사의 삶을 그린 음악극이다. 약산은 님 웨일스의 ‘아리랑’에도 등장하는 독립투쟁단체 의열단 단장이자 1940년대 조선의용대 사령관으로 명성을 떨친 사회주의 계열의 무장투쟁 독립운동가다. 1948년 남북협상 때 월북한 탓에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이 축제는 8월 2일까지 밀양 남천둔치 야외극장과 밀양연극촌에서 기획공연 4편과 ‘셰익스피어 난장’ 초청작 6편, ‘젊은 연출가전’ 경연작 7편 등 모두 28편이 무대에 오른다. 이윤택 예술감독이 국립극장 시절 기획했던 ‘셰익스피어 난장’ 부문에서 극단 미추의 ‘리어왕’(이병훈 연출), 일본 극단 구나우카의 한일 합작 프로젝트 ‘오셀로’(이윤택 연출), 극단 여행자의 ‘십이야’(양정웅 연출), 극단 골목길의 ‘햄릿’(박근형 연출), 독일 인형극단 헬미의 인형극 ‘로미오와 줄리엣’(플로리안 로이케 연출)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다.

극단 드림플레이의 ‘누가 대한민국 20대를 구원할 것인가’(김재엽 연출), 극단 혼의 ‘장생포’(이현빈 연출), 극단 바람풀의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박정석 연출), 마루컴퍼니의 ‘내가 가장 예뻤을 때’(오승수 연출) 등 창작공연계의 기대작도 감상할 수 있다. 밀양연극촌 개관 10주년을 맞아 일본의 시즈오카 무대예술촌, 프랑스 태양극단 등이 참여하는 ‘이상주의 연극공동체’ 세미나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있다. 055-255-2308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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