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요정들의 귀환

  • 입력 2009년 6월 4일 02시 59분


로잔 콩쿠르 1,3위 박세은-김채리 국내 복귀
朴국립발레단, 金유니버설발레단에 둥지

2007년 제35회 스위스 로잔 국제발레콩쿠르 6명의 우승자(winner) 중에서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한 박세은 씨(20)와 김채리(19) 씨가 나란히 국내 무대로 복귀한다.

박 씨는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만 20세 이하 주니어 컴퍼니인 ABT 스튜디오 컴퍼니(통칭 ABT Ⅱ)의 주역으로 활약하다 5월 국립발레단에 둥지를 틀었다. 김 씨는 뉴욕시티발레단(NYCB)의 교육기관인 아메리칸발레학교(SAB)를 졸업하고 이달 중순 유니버설발레단(UBC)에 입단한다.

두 사람은 로잔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모두 미국행을 선택했다. 뉴욕에 본거지를 둔 ABT와 NYCB는 미국 발레의 양대 산맥으로 불린다. 미국에서는 고전발레 위주의 러시아와 달리 신고전 발레와 모던발레를 모두 배울 수 있고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기 위해선 영어가 필수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2년간의 연수기간이 끝난 뒤 일단 국내 무대로 U턴한 것도 같다. 약속이나 한 듯 국내 양대 발레단의 군무진(코르 드 발레)부터 시작한다. 김 씨의 아버지 김대영 씨는 “국내 무대에서 착실히 실력과 경력을 쌓은 뒤 눈높이를 높여 다시 해외무대 진출을 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씨가 국립발레단을 선택한 것이 국립발레단 문화학교를 다닐 때 최태지 단장의 지도를 받은 것이 인연이 된 것처럼 김 씨의 UBC 입단은 선화예중에서 유병헌 UBC 예술감독의 지도를 받은 것이 크게 작용했다.

복귀 이후 ‘해설이 있는 발레’ 등 갈라 무대에 서 온 박 씨는 9월 ‘차이콥스키’ 군무로 참여해 연말 ‘백조의 호수’와 ‘호두까기 인형’에서 솔리스트로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 김 씨 역시 9월 ‘오네긴’에서 군무로 선보인 뒤 연말 ‘호두까기 인형’에서 솔리스트로 데뷔할 예정이다. 따라서 양대 발레단의 연말 고정 레퍼토리인 ‘호두까기 인형’이야말로 로잔의 두 요정이 맞붙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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