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日고전 명작의 유쾌한 재구성

  • 입력 2009년 5월 30일 02시 59분


◇달려라 메로스/모리미 도미히코 지음·권영주 옮김/208쪽·9800원·시작

일본 근대문학의 대표작가로 손꼽히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나카지마 아쓰시, 다사이 오자무, 사카구치 안고, 모리 오가이의 단편소설을 일본의 젊은 작가 모리미 도미히코가 특유의 발랄하고 익살 넘치는 문체로 새롭게 해석했다.

‘산월기’는 시인이 되는 데 집착했다가 호랑이로 변신한 이징의 이야기를 다룬 나카지마 아쓰시 원작의 작품. 모리미는 주인공을 자신의 재능을 과대평가하다 자취를 감춘 뒤 침덩어리를 뱉는 천구(天狗·하늘을 날아다니며 불법을 방해하는 신통력이 있다는 괴물)로 변한 엽기적인 대학생 사이토 슈타로로 바꿨다. 다사이 오자무 원작의 ‘달려라 메로스’는 사형될 처지에 놓인 메로스가 누이의 결혼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동안 얻은 3일간의 유예기간에 절친한 친구를 인질로 세운 이야기.

절박한 상황에 놓인 두 친구의 목숨을 건 우정과 신뢰를 다룬 이 작품을, 작가는 궤변을 늘어놓는 모임인 ‘궤변론부’를 폐지하려는 도서관 당국에 맞서는 두 대학생의 독특한 우정관을 희극적으로 재구성했다. 패러디 작품들은 일본의 중고교 교과서에 실린 고전들이다. 굳이 원작을 몰라도 재밌게 읽을 수 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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