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ping]겉절이 배추 2개 1000원, 한우 등심 6000원

  • 입력 2009년 5월 29일 02시 57분


■ 농림부가 연 ‘바로마켓’ 가보니

《요즘 수도권 전철 경마공원역에서 손에 장바구니를 들고 서 있는 주부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바로 경기 과천경마공원에서 열리는 농수축산물 직거래 시장 ‘바로마켓’에 가는 이들이다.

바로마켓이란 농림수산식품부가 농수축산물 직거래 활성화를 위해 지난달부터 운영 중인 전국 최대 규모 직거래 장터다.

대형마트 판매가격보다 많게는 40%나 저렴하다는 홍보문구에 귀가 솔깃해 14일 오후 직접 다녀왔다.》

전국 최대 직거래 장터

대형마트보다 40% 싸

축산물은 즉석 시식도

○ 싱싱한 야채가 단돈 1000원

바로마켓에 들어서자 1km 길이로 길게 뻗은 큰 골목 양편에 건어물, 쌀, 아채, 건강보조식품, 생선, 장류, 꽃, 한과 등 100여 개 부스에서 다양한 상품을 팔고 있었다. 골목 끝에는 축산물매장, 간이 치킨집 등이 있었다. 이날 오전부터 내린 비로 장터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았다. 평소엔 수백 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라고 한다. 비가 계속 와도 천장에 비가림막이 덮여 있어 장 보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하지만 생각보다 유용한 장볼 거리가 많았다. 요즘 몸값이 고공행진 중인 계란매장에서는 유황란, 유정란 등 다양한 종류의 계란을 팔고 있었다. 마트에선 구하기 힘든 ‘초란(初卵·닭이 처음 낳은 알)’도 이곳에선 쉽게 살 수 있었다. 매장 직원은 “초란은 오전 10시에 시장이 열리자마자 가장 먼저 팔린다”고 전했다. 대형마트에서 계란 한 판에 5000원이 훌쩍 넘지만 이곳에서는 4000원 안팎에 구입이 가능하다.

산지에서 막 캐온 야채들은 여전히 뿌리에 묻은 흙이 촉촉했다. 대파 한 무더기에 1000원, 바구니 가득 담긴 호박고구마나 밤고구마는 3000원이면 살 수 있었다. 대형마트에서 1만 원은 족히 받을 법한 전통 유과도 6000원이면 살 수 있었다. 무농약으로 키운 겉절이 배추도 2개들이 1000원이라 장 보러 나온 주부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싱싱한 파프리카도 4개에 5000원, 생표고버섯은 400g짜리 한 봉지에 2000∼3000원이면 구입할 수 있었다. 수협에서 운영하는 수산물 매대도 산지에서 갓 잡아 올린 수산물로 주부들의 눈길을 끌었다.

○ 인심 후한 시골 장터 느낌도

시식코너도 대형마트와 달리 인심이 후했다. 큼지막한 크기로 매대 한 편에 놓여진 전통과자나 유과, 떡 등을 집어먹으며 장터를 오가는 재미도 쏠쏠했다. 엄마 손에 이끌려 시장 구경을 나온 아이들을 위해 직접 한복을 입고 떡메를 치는 상인의 모습이라든지 애완조(愛玩鳥), 꽃 매대도 재미있는 볼거리였다.

장터 끝에는 축산물 매장이 있었다. 대형마트에서 100g 당 8000원이 넘는 1등급 한우 등심은 6000원 선에 살 수 있었다. 삼겹살도 100g당 1400원 안팎으로 시중가격보다 저렴한 편이었다. 축산물 매장 옆에는 장 보러 나온 시민들이 구입한 고기를 즉석에서 구워먹을 수 있는 야외 카페테리아가 조성돼 있었다. 축산물 매장 옆 간이슈퍼마켓에서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포장된 상추와 마늘, 쌈장, 주류 등을 사면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무료로 빌려준다. 축산물 매장 직원은 “낮 12시쯤 되면 인근 등산객들로 붐벼 줄서서 기다릴 정도”라고 말했다. 한 그릇에 3000, 4000원인 선지해장국, 국수, 빈대떡 등 푸짐한 시장 먹을거리도 인상적이었다.

바로마켓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교통편이다. 경마공원 정문 바로 옆에 행사장이 있어 지하철 4호선을 이용하면 편리하게 장을 볼 수 있다. 행사가 평일에 열리는 터라 경마공원의 넓은 주차장을 무료로 사용할 수도 있다.

다만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하다고 주최 측에서는 밝혔지만 가격이 저렴한 야채 매장에서는 상인들이 신용카드로 결제받기를 꺼렸다. 장터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열리다 보니 고객층이 한정된 점도 아쉬웠다. 바로마켓은 12월 김장행사 때까지 농수산물은 매주 목요일마다, 축산물은 매주 월∼목요일 장이 선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