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論場 돼야 할 지상파, 私論場 변질” 대한언론인회 토론회

  • 입력 2009년 5월 20일 02시 58분


“방송법 개정으로 선전-선동 막아야”

“공정해야 할 지상파 공영방송과 그 종사자들이 사회적 공론장을 이기적 목적에 따라 선전과 선동이 판치는 ‘사론장(私論場)’으로 변질시킨 주범이 됐습니다.”

대한언론인회(회장 조창화)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마련한 ‘언론과 국익’ 2부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의 소통구조와 언론의 문제’를 통해 지상파의 문제를 이같이 지적했다.

윤 교수는 “종래의 방송법은 과도한 사전 소유규제로 미디어의 산업 경쟁력을 가로막고 느슨한 사후 규제로 방송이 지녀야 할 공익성과 공정성의 책무를 방치했다”며 “방송법 개정은 강한 여론지배력을 행사하면서도 공정성이 부족한 지상파를 바로잡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한국 사회는 압축적인 근대화로 개인의 이기성과 ‘싸구려 애국주의’가 두드러지는 반면 그 중간을 채우는 이웃, 지역, 네트워크, 시민성은 미약하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도 성찰과 토론이 부족한 가운데 시민성이 결여된 개인이 인터넷과 지상파를 통해 ‘먹으면 죽는다’는 식의 괴담을 접한 뒤 비이성적 공황에 빠지고 허상의 애국주의에 사로잡힌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안병직 시대정신 이사장은 이날 1부 토론회의 발제문 ‘민주화 세력과 역사인식의 지체’에서 “공산주의, 통일지상주의, 주체사상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1987년 민주화 이후에도 야당과 진보적 시민단체 등에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있다”며 “이념, 학술운동과 법의 엄격한 집행을 통해 이들을 체제 내로 흡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이사장은 “이들은 한국에서 자본주의가 자립적, 자생적으로 발달할 수 있었다는 ‘내재적 발전론’의 틀로 한국 근현대사를 인식하기 때문에 혁명과 자주 등 비현실적인 꿈에 집착한다”며 “저개발국 중 외부의 동력과 자본, 제도, 기술을 받아들이지 않고 발전한 국가는 없기 때문에 진보세력은 시대착오적인 ‘내재적 발전론’을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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