홧김이혼 줄고, 황혼이혼은 늘고

  • 입력 2009년 4월 28일 02시 55분


작년 이혼 4건중 1건 ‘20년 이상 부부’… 사상 최대

지난해 전체 이혼건수는 2007년보다 줄었지만 ‘황혼이혼’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이혼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이혼건수는 11만6535건으로 2007년(12만4072건)보다 7537건 줄었다. 지난해 6월 도입된 이혼숙려제의 영향으로 이혼이 줄었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이혼숙려제는 협의이혼을 신청한 부부에게 법원이 3개월간(자녀가 없으면 1개월) 생각할 시간을 준 뒤 이혼을 결정하도록 하는 제도다.

반면 20년 이상 함께 산 중년 이후 부부의 지난해 이혼건수는 2만6942건으로 2007년(2만4995건)보다 7.8% 늘었다. 지난해 전체 이혼건수 중 20년 이상 동거부부의 이혼이 차지한 비중은 23.1%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0년(5.2%) 이후 가장 높았다.

기간별로는 5년 미만 부부의 이혼 비중이 28.4%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은 △20년 이상 △5년 이상∼10년 미만(18.6%) △10년 이상∼15년 미만(15.7%) △15년 이상∼20년 미만(14.1%) 등의 순이었다. 20년 이상 동거 부부의 주요 이혼사유는 성격차이(47.8%) 경제문제(14.2%) 등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성격이 잘 맞지 않지만 자녀양육 등을 고려해 함께 살던 부부가 자녀 결혼, 남편 퇴직 등을 계기로 이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에는 40대 후반∼50대 초반 여성들이 자녀를 대학에 입학시킨 직후 이혼하는 ‘대입(大入)이혼’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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