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동편제의 전설’을 기리며…

  • 입력 2009년 4월 23일 02시 58분


송만갑-박봉술 명창 추모공연

올해는 ‘동편제의 아버지’ 송만갑 명창(1865∼1939·사진)의 70주기이자 그의 제자인 박봉술 명창(1922∼1989)의 20주기다.

동편제 소리의 큰 줄기를 만들어온 스승을 기리기 위해 현역 제자들이 한무대에 오른다. 23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리는 이 추모 공연에는 박송희 송순섭 김일구 안숙선 이옥천 명창이 출연한다.

동편제는 웅장하면서 호탕한 소리가 특징으로 전남 구례, 곡성과 전북 남원, 순창, 고창 등지에서 성행했다. 조선 후기 ‘판소리 가왕(歌王)’으로 불린 송흥록이 이를 발전시켰고 손자인 송만갑 명창이 완성했다. 송만갑 명창은 37세에는 임금 앞에서 소리를 하는 어전 광대로 활약했다. 박봉술 명창은 송 명창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그에게 소리를 배웠다.

이번 공연에 나오는 송순섭 명창은 “이 무대는 제자들이 선생님의 동편제 소리 유파를 이만큼이라도 전승하고 있음을 고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안숙선 명창은 “김소희 선생이 ‘박봉술이야말로 진정한 광대’라고 할 정도로 박봉술 선생은 관객의 감정을 쥐락펴락했다”고 회상했다.

이옥천 명창이 박봉술제 ‘춘향가’ 중 이몽룡의 과거장 대목을, 김일구 명창이 박봉술제 ‘적벽가’ 가운데 주유가 군사를 독려하는 대목을, 안숙선 명창은 박봉술제 ‘적벽가’ 중 군사설움타령을 선보인다. 박 명창의 손자인 박명언 씨는 박봉술제 ‘수궁가’ 중 별주부가 산신제를 지내는 대목을 부른다.

판소리학회 회장 최동현 군산대 교수는 “송만갑 박봉술 명창이 없었다면 동편제 판소리라는 것이 이 세상에 있다는 사실을 알 수조차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료. 062-524-2666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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