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의 ‘황금빛 유혹’ 특별전]반누드의 여인

  • 입력 2009년 3월 24일 03시 04분


왼쪽을 바라보며 앉아있는 반누드의 여인

(1904, 5년경 드로잉 53×37cm)

단순하지만 오묘한… 그녀, 누굴 기다리나

부드럽고 매혹적이다. 전시장 한 곳에 모아놓은 클림트의 에로틱 드로잉을 감상한 미술계 인사들의 한결같은 감탄이다.

드로잉 코너에서는 이 그림처럼 가슴을 드러낸 반누드부터 적나라한 자세의 완전 누드까지 여인의 성적 매력을 집중적으로 파고든 화가의 뛰어난 데생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명암도 생략한 채 선 몇 개 쓱쓱 그은 것 같은데 관능의 향기와 역동적 기운이 흘러넘친다.

생전에 화가는 4000여 점의 스케치를 남겼다. 초상화 습작도 있으나 자신의 열정과 순수한 기쁨을 위해 그린 에로틱 드로잉이 대부분이다.

이번 전시에선 클림트 에로틱 드로잉의 대표적 작업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중엔 모델과 화가 사이에 각별한 친밀감이 없다면 취하기 힘든 분방한 자세를 담은 스케치도 많다. 한데 말초적이거나 천박하지 않다. 화가는 인간 실존의 진솔한 상징이자, 인간의 본질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수단으로 누드를 대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가장 깊숙한 본능, 성적 욕망을 거리낌 없이 탐색한 클림트의 에로틱 드로잉. 그 속에서 원초적 생명의 에너지가 펄떡거린다. 어느 시인에게 짙은 녹음의 산이 그렇듯.

‘무슨 저런 짐승이 있을까/초록의 몸이 무거워/뒤뚱거리며 누운 저 여름 짐승/숨 쉴 때마다 온 산이 들썩들썩하다/몸의 깊은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화끈거리는 기운/내 몸이 뜨끈뜨끈하다/…/알몸인데도 자꾸 벗고 싶어서/사내는 검푸른 근육을 출렁거리고 있다’(신달자의 ‘저 산의 녹음’)

02-334-4254, www.klimtkorea.co.kr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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