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바로크의 목소리’ 셰익스피어 만나다

  • 입력 2009년 3월 19일 02시 53분


에마 커크비 4월6일 내한공연

‘베르디의 오페라 아리아 한 곡 부르지 않는 위대한 소프라노.’

2007년 5월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소프라노 에마 커크비(60·사진)를 이렇게 칭했다. 맑은 음색, 꾸밈없는 창법으로 르네상스와 바로크 음악을 노래해 온 그가 체임버 앙상블 ‘런던 바로크’와 함께 4월 6일 내한공연을 갖는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무대에서 그는 셰익스피어의 희곡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곡들을 노래한다. 헨리 퍼셀의 ‘음악이 사랑의 양식이라면’ ‘잠시 동안의 음악’, 로버트 존슨의 ‘다섯 길 물 아래 그대 아버지가 누워 있네’, 토머스 안의 ‘4개의 셰익스피어 노래’….

한양대 음악연구소 강해근 교수는 “커크비는 자신의 성량과 특장을 잘 아는 지적인 소프라노”라며 “르네상스와 바로크 등 고(古)음악에 집중해 그만의 영역을 만들어 왔다”고 평했다.

실제 그의 레퍼토리에서 널리 알려진 오페라 아리아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탈리아 오페라의 화려함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처음엔 성악가를 직업으로 삼을 생각이 없었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한 뒤 교사로 일하면서 취미 삼아 합창단에서 노래를 불렀다. 1973년 고음악 운동을 활발히 벌였던 ‘태버너 콰이어’에 참여하면서 소프라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2007년 영국 음악전문지 ‘BBC 뮤직 매거진’의 ‘역사상 최고의 소프라노 20인’에 선정돼 마리아 칼라스, 엘리자베스 슈바르츠코프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4월 6일 오후 8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 4만∼8만 원. 02-2005-0114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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