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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2월 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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得(득)은 獲得(획득)처럼 얻다, 得失(득실)처럼 利得(이득)이나 장점, 解得(해득)이나 心得(심득)처럼 알거나 깨닫다의 뜻이 있다. 得意揚揚(득의양양)은 뜻대로 되어 매우 만족해하는 모양이다. 또 여기서처럼 가능성을 표시하며 ‘∼할 수 있다’로 옮겨지기도 한다.
위의 구절은 ‘後漢書(후한서)’에 기록된 동요이다. 後漢(후한) 말기에 전횡을 일삼던 간신 董卓(동탁)이 머지않아 망하리라는 것을 예고하는 동요이다. 千里草(천리초)는 董(동)자를 분해한 것이고 十日卜(십일복)은 卓(탁)자를 분해한 것이다. 결국 위세 당당한 동탁이 어서 죽기를 바라는 내용이다.
이렇듯 문자를 분해하는 것을 破字(파자) 別字(별자) 또는 탁字(탁자)라고 한다. 劉(유)를 卯金刀(묘금도)로 풀어 말하는 것과 같다. 방법은 보통 위에서 아래, 좌에서 우의 순서로 한다. 위의 경우는 분해한 글자를 상례와 어긋나게 아래에서 위로 향해 나열함으로써 동탁이 신하로서 임금에게 반역한 것을 빗대었다고도 풀이한다.
탁字(탁자)는 재치 있는 이들의 좋은 놀잇거리이다. 문예에 조예가 깊었던 曹操(조조)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는 짓는 건물의 門(문) 위에 活(활)자를 써서 넓다는 의미의 闊(활)의 뜻을 표했다. 또 외지에서 보내온 일종의 유제품을 맛보고는 그 항아리에 合(합)자를 써서 좌중의 부하에게 돌린 일도 있었다. 사람마다 한 모금씩 마시라는 人一口(인일구)를 의도한 것이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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