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8년 10월 11일 02시 56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기사통해 논리-상상력 키우고
정보가 지혜되어 돌아오지요”
“신문에는 수많은 이야기와 정보, 사진이 실려 있어요. 이걸 읽어도 다 기억에 남진 않겠지만 언제 어디선가는 지혜와 지식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믿으며 읽습니다.”
10일 오후 1시 반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신문협회가 주최한 ‘전국 신문활용교육(NIE)’ 대회장. 신문협회가 올해의 ‘신문읽기 스타’로 선정한 영화배우 김수로(35·사진) 씨가 단상에 올라오자 200여 객석을 가득 채운 초중학생들은 디지털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며 환호성을 질렀다.
최근 영화 ‘울학교 이티’에서 체육선생님으로 나왔던 김 씨는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신문과 나’라는 주제의 수상기념 강연을 펼쳤다. 그는 “경기 안성시 대덕초교 5학년 때 ‘소년동아일보’(현 어린이동아)의 학생기자가 되면서부터 신문과 첫 인연을 맺었다”며 “세상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는 신문이야말로 제 인생 최고의 연기교재”라고 소개했다.
그는 배우의 꿈을 키우던 고교 2학년 때부터 20년 넘게 신문을 꼼꼼히 읽어 왔다. 국어를 가르쳤던 담임선생님이 “좋은 배우가 되려면 신문과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당부했기 때문이다. 그는 ‘5수(修)의 도전’ 끝에 서울예대 연극과에 들어갔다.
“보통 4수는 하지만 5수는 드물잖아요. 그렇게 힘들게 들어갔으니 교수님들이 신(神)처럼 느껴졌어요. 그런 교수님들이 내주셨던 과제가 바로 매일 5, 6개의 신문 사설을 공책에 오려 붙인 후 크게 읽으라는 것이었습니다.”
김 씨는 사설을 대본 삼아 드라마틱하게 읽기도 하고, 아파하면서 읽기도 하고, 웅변조로 읽기도 하면서 연기수업을 했다. 그는 “사설을 크게 읽으며 발음과 발성법도 배웠지만 무엇보다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법을 배운 게 가장 큰 소득”이라며 “사설을 읽으면서 1차적인 논리를 2차원, 3차원적인 논리로 변형하고 창조적으로 상상하는 법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요즘 연기를 공부하는 후배들에게도 신문 읽기를 강조한다”며 “배우란 단순히 대본만 읽고 외우는 것이 아니라 우선 세상 돌아가는 법을 알아야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연을 마친 후 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그중 하나는 “바쁜 생활 속에서 언제 틈을 내 신문을 읽느냐”는 것. 김 씨는 “화장실, 헬스클럽, 차 안 등에서 시도 때도 없이 읽는다”며 “그러나 절대 틈새 시간을 이용해서 읽는 것은 아니며,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로 신문을 읽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많은 기자가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정보를 한 달에 1만5000원이면 받아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라며 “청소년 여러분, 대한민국의 경제가 세계를 주도하는 그날까지 신문을 많이 읽도록 합시다!”라고 외치며 강연을 마쳤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