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면 세계 어디에도 없는 푸근함 느껴”

  • 입력 2008년 10월 11일 02시 56분


아이파크타워-새 WTC 설계 리베스킨트 씨 내한

현대 해체주의 건축의 거장 다니엘 리베스킨트(62·미국·사진) 씨가 10∼30일 열리는 ‘서울디자인올림픽 2008’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현재 미국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에 건립되고 있는 새 세계무역센터(WTC)를 설계한 건축가다.

10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만난 리베스킨트 씨는 “한국과는 2004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타워 ‘탄젠트’를 계기로 인연을 맺었다”며 “한국에 오면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푸근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이파크타워는 새까만 직육면체 상자에 흰색과 적색 빔을 불규칙하게 박고 전면에 커다란 원형 창을 낸 건물. 완공 당시 파격적인 외형 때문에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 ‘조수가 설계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랜드마크가 됐다.

“당연히 제 손과 머리로 설계한 것이죠.(웃음) 원래 박아 넣은 빔들이 건물 내부를 관통하게 하려 했는데 내부 공간이 너무 좁아진다는 건축주 의견을 반영해 외형 이미지만 남겼습니다. 아쉽지만 늘 일어나는 일이에요. 건축물은 조형물이나 기념비가 아니니까요.”

리베스킨트 씨는 새 WTC에 대해 “그저 아름다움이나 기능성을 추구한 건축물이 아니라 많은 사람의 마음을 하나로 잇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새 WTC는 매년 9월 11일 테러가 발생했던 시간에 옛 WTC 쌍둥이빌딩 자리였던 ‘그라운드 제로’ 추모구역 위로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게 설계됐다.

리베스킨트 씨는 11일 오전 ‘서울디자인올림픽 2008’이 열리는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건축디자인을 주제로 강연회를 연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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