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자인올림픽 개막…디자인 거장 4인에 ‘디자인 서울’을 묻다

  • 입력 2008년 10월 10일 02시 58분


“대중교통-공공서비스 창의성 발휘해야”

“특별한 평가 못내리겠다” 부정적 의견도

“고궁이나 삼성미술관 리움은 정말 인상적이다.” “디자인을 선도하는 서울의 역할을 자랑스러워할 만하다.”

‘디자인.’ 매일같이 듣게 되는 단어지만 구체적으로 이를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또 디자인 하면 파리나 뉴욕이 먼저 떠오르게 마련이다.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생각하는 디자인은 무엇이고 서울의 디자인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개막하는 디자인올림픽을 맞아 초청연사인 4명의 디자인 거장을 e메일로 만났다.

영국의 산업디자인 거장 딕 파월,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최초의 여성인 자하 하디드의 파트너인 파트리크 슈마허(독일), 노인학자이자 디자이너인 패트리샤 무어(미국), 일본의 ‘GK디자인’ 대표인 다나카 가즈오가 그 주인공들.

이들에게 우선 “서울의 디자인에 대해 평가해 달라”는 질문을 던졌다.

무어는 “서울은 디자인에 대해 다른 아시아 수도들보다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다”며 “디자인을 선도하는 서울의 역할에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대문디자인파크&플라자를 공동설계한 슈마허는 “서울에도 고궁이나 리움처럼 세계적 건축 수준의 장소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럽의 대표적 제품 디자이너 파월은 “도쿄나 홍콩은 물론이고 싱가포르와 상하이도 새롭게 뜨고 있는 창의적인 도시들”이라면서도 “서울을 꽤 자주 여행했음에도 아직 특별히 서울에 대해서는 뭐라 평가를 내리지 못하겠다”며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서울이 디자인을 향상시키고 도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 해야 할 노력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무어는 “대중교통이야말로 서울시에서 더 공격적으로 창의성을 발휘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파월은 “가장 중요한 건 시에서 디자인을 주요한 어젠다로 상승시키는 것”이라며 “공공건물의 허가를 내주거나 공공서비스를 평가할 때도 디자인이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되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슈마허는 자신의 우선순위는 이미지가 아니라며 너무 이미지에만 치중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하 하디드와 내가 만들고자 하는 동대문은 사람들이 모이고 문화적인 교류를 나누는 공적 공간이다. 이미지도 사회적인 기능과 연관될 때만 의미가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이들은 디자인이 삶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나카는 “디자인이야말로 ‘행복을 창조하는 기술’”이라는 정의를 내렸고 슈마허는 “디자인은 삶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를 집에 있는 것 같이 따뜻한 느낌을 받도록 해준다”고 표현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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