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이유식 생후 5, 6개월이 적당 “충분히 익혀 먹이세요”

  • 입력 2008년 9월 24일 03시 00분


아이의 이유식을 만들 때는 성장 시기에 맞춰 재료와 조리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제공 삼성출판사
아이의 이유식을 만들 때는 성장 시기에 맞춰 재료와 조리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제공 삼성출판사
《최근 주부 서진영(30) 씨는 생후 4개월 된 딸 아람이에게 이유식을 먹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람이는 이유식이 잘 안 맞는지 자꾸 뱉어내고 설사를 한다.

친구들은 이유식은 늦게 시작할수록 좋다며 생후 6개월 이후로 늦추라고 충고한다.

이유식은 초보 엄마에게 최대 고민거리 중 하나다.

언제 시작해야 할지, 어떤 재료를 써야 할지, 어떻게 조리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이유식은 모유나 분유를 떼고 본격적인 음식을 먹기 전에 섭취하는 반고형(半固形) 음식이다.

아이는 이유식을 통해 모유나 분유에서 부족하기 쉬운 영양분을 섭취하고 씹는 연습을 한다.

양혜란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장 발달이 빨라지는 생후 5, 6개월에 이유식을 시작하는 것이 적당하다”며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아이는 생후 6개월 후반부터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 성장 상태에 맞는 조리법과 재료 선택

이유식을 먹이는 시기는 대개 초기, 중기, 후기, 완료기로 나뉜다.

초기(생후 5∼6개월)에는 아이의 침 분비량이 많아진다. 소화효소가 많아져 이유식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다.

첫 이유식 메뉴로는 쌀미음이 적당하다. 물과 쌀의 비율이 10 대 1 정도인 10배 미음으로 시작해서 생후 6개월이 지나면 요구르트 묽기인 8배 죽으로 넘어간다.

쌀미음을 무리 없이 소화하면 일주일 후부터 한 번에 한 가지씩 채소를 첨가해 먹인다. 모체로부터 물려받은 철분이 바닥나는 시기이므로 쇠고기, 닭가슴살 등을 넣은 이유식으로 철분을 보충해준다.

처음에는 오전 10시에 한 번 정도 먹이고 생후 6개월이 지나면 오전과 오후 두 번 먹인다.

중기(생후 7∼9개월)가 되면 음식을 그냥 삼키는 것이 아니라 잇몸으로 으깨 먹을 줄 알게 된다. 이유식은 아이가 으깨기 쉽도록 무르게 익혀서 준다. 이유식 농도는 숟가락을 기울였을 때 뚝뚝 떨어지는 정도의 5배 죽이 알맞다.

이유식은 충분히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과일은 당도가 높아 설사하기 쉬우므로 많이 먹이지 않는다. 생후 7개월에는 하루 2회, 이후부터는 3회 먹인다.

후기(생후 10∼12개월)가 되면 아이가 걸음을 떼기 시작하면서 신체 활동량이 늘어난다. 본격적으로 씹는 훈련을 해야 할 때이므로 쌀은 갈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고 다른 재료는 갈거나 다지지 말고 0.3∼0.5cm 크기로 잘게 썰어 조리한다.

돌 이전에는 알레르기나 식중독 위험이 있는 오렌지, 달걀흰자, 생우유, 딸기, 토마토, 키위, 조개류 등은 이유식 재료로 쓰지 않는다.

물과 재료를 3 대 1 비율로 섞어 숟가락을 기울여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면 된다. 이유식 횟수는 하루 3회가 적당하다.

완료기(생후 13∼15개월)에는 혼자 음식을 떠서 입으로 가져가는 숟가락질이 능숙해진다. 돌 전후로 어금니가 나고 빠른 아이는 송곳니도 나기 시작한다.

○ 편식하지 않는 아이로 키워야

시중에서 판매되는 이유식을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가을철 다양한 식재료를 넣어 ‘엄마표 이유식’을 만들어보자.

△초기: 단호박미음(1회 식사 기준)

재료: 불린 쌀 20g, 단호박 10g, 물 200mL

만드는 법: ① 불린 쌀은 곱게 간다. ② 단호박은 껍질째 찜통에 넣고 찐 후 곱게 으깬다. ③ 냄비에 쌀과 물을 넣고 센 불로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호박을 넣는다. ④ 불을 줄이고 푹 퍼지게 끓인 후 고운체에 거른다.

△중기: 쇠고기브로콜리죽

재료: 불린 쌀 20g, 쇠고기 10g, 브로콜리 10g, 당근 5g, 물 120mL

만드는 법: ① 불린 쌀은 살짝 간다. ② 브로콜리는 끓는 물에 데쳐 꽃 부분만 잘게 다진다. 당근과 쇠고기도 잘게 다진다. ③ 냄비에 쌀과 물을 넣고 끓이다가 당근과 쇠고기를 넣는다. ④ 브로콜리를 넣고 한 번 더 끓인다.

△후기: 밤채소죽

재료: 불린 쌀 30g, 밤 10g, 시금치 5g, 물 100mL

만드는 법: ① 밤은 잘게 다진다. ② 시금치는 잎 부분만 5mm 크기로 썬다. ③ 냄비에 쌀, 시금치, 물을 넣고 센 불에서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약한 불로 줄여 쌀이 퍼질 때까지 끓인다.

△완료기: 쇠고기치즈진밥

재료: 진밥 40g, 쇠고기 15g, 당근 10g, 치즈 2분의 1장

만드는 법: ① 당근은 잘게 썰고 쇠고기는 다져서 함께 프라이팬에 볶는다. ② 여기에 진밥과 치즈를 다져 넣고 섞는다.

권현정 요리연구가는 “어릴 적 이유식을 통해 다양한 맛을 경험해야 편식하지 않는 아이로 클 수 있다”며 “시금치 대신 청경채를 쓰고, 죽 대신 수프를 만드는 식으로 재료와 조리방법을 다양화하면 아이의 미각에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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