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속의 오늘]1939년 메이저리그 TV중계 시작

  • 입력 2008년 8월 26일 03시 04분


한국 야구대표팀이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는 과정은 보고 또 봐도 감동적이다.

야구 종주국 미국, 숙명의 라이벌 일본, 아마 최강 쿠바를 연파하는 동안 미국 메이저리그에 대한 자료를 찾아봤다.

첫 프로구단은 1869년 창단한 신시내티 레드 스타킹스이다. 시카고 신시내티 세인트루이스 루이빌 뉴욕 하트퍼드 보스턴 필라델피아 등 8개 도시 야구단이 1876년 내셔널리그를 만들었다.

야구가 인기를 끌면서 1882년에는 아메리칸 어소시에이션이라는 새로운 리그가 생겼고 1901년 아메리칸리그로 이어졌다. 양 리그 우승팀 간의 월드시리즈는 1903년, 올스타전은 1933년부터이다.

메이저리그 TV 중계는 1939년 8월 26일 시작했다. 신시내티와 브루클린이 브루클린의 에베츠 구장에서 벌인 더블헤더 경기였다.

TV가 있는 뉴욕시민이 약 400명일 정도로 귀한 시절이었다. 방송국의 정규 프로그램이 없는 건 당연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W2XBS(WNBC의 전신)가 메이저리그 경기를 중계한 이유는 같은 해 열린 뉴욕 세계박람회와 관련이 있다.

‘내일의 세계’라는 주제 아래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의 취임 1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주최 측은 텔레비전, 테이프 리코더와 같은 최첨단 제품을 전시해 미국의 기술력을 과시하려 했다.

행사가 열린 348일 동안 7000만 명 이상이 찾았는데 메이저리그 경기 중계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구단주들은 처음에 꺼렸다. 경기장을 찾는 관중이 줄어들까 걱정해서였다. 하지만 프로야구에 관심이 많아지면 결국 관중이 늘고 중계료와 광고료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변했다.

중계에 사용한 카메라는 2대였다. 1대는 3루에서 1루 방향을 잡았고, 다른 1대는 홈 플레이트 위에서 경기장 전경을 비췄다.

요즘 TV 카메라와 수상기는 투수의 손에서 나오거나 방망이에 맞은 공이 휘어지는 모습과 선수의 땀방울까지 잡아낸다.

당시에는 방망이가 종이부채처럼 비쳤다. 투수가 막 던지거나 타자가 맞히는 순간을 제외하면 공도 잘 보이지 않았다.

방망이가 두꺼운 책처럼 나타나고 공이 희미해도 좋다. 한국 야구팀이 베이징 올림픽에서처럼 감동의 순간을 준다면.

송상근 기자 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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